[세계 물의 날(3월22일), 울산 물 문제 실태는]암각화·이상기후로 물 부족 악화일로
지난해 울산 기상가뭄일수는 192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75일간 926.1㎜의 강수량을 기록해 2017년 이후 최저다. 물 부족으로 울산시는 120억원을 들여 수자원공사로부터 9515만6012t의 물을 공급받아야 했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청정 식수의 상당량을 공업용수로 내보내고 있으면서도 가뭄 등에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오염도가 높은 낙동강 물을 끌어다 정수해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게 울산 물 문제의 현실이다.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울산의 물 부족 실태와 해소 방안 등을 짚어본다.
◇이상 기후에 역대 최장 가뭄일수 기록
이상 기후 영향으로 울산의 강수량이 널뛰기 하고 있다. 집중호우와 가뭄 등 현상이 점차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물 공급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지난해 울산은 926.1㎜의 강수량을 기록해 예년 평균(113일간 1337㎜)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2018년 1416.1㎜, 2019년 1450.1㎜, 2020년 1557.9㎜, 2021년 1337㎜ 보다 많게는 600㎜나 적다.
가뭄 등으로 울산 유일의 청정식수원인 사연댐의 취수가 52년만의 완전중단 사태를 맞았던 2017년(671.4㎜) 이후 최저 수량이다.
식수와 생활·농업용수난이 가중되면서 낙동강 원수 의존량도 2020년 8%, 2021년 11%에서 지난해 38%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물을 사들이는데 든 비용이 120억원대에 달한다. 2021년 36억원과 2020년의 25억원 대비 5배 이상 많다.
가뭄이 극심했던 2017년에는 150억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반면 울산시민 1인당 1일 평균 급수량은 315ℓ로 2016년 263ℓ보다 20%나 늘었다. 물은 부족한데 사용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부족한 자체 수원에 낙동강 원수 의존도 ↑
현재까지도 울산은 낙동강 물이 주 수원이다. 역대급 가뭄이 찾아올 경우 수원 확보도 확신할 수 없다.
울산의 자체수원인 회야댐은 생활용수로 1일 12만t을 공급하도록 설계됐다. 127㎢ 면적에 저수용량 2153만t으로 지형 특성상 충분한 저수용량이 확보되지 않아 독립적인 수원의 기능을 할 수가 없다.
한국수자원공사가 구축·운영하고 있는 사연·대곡댐 물로 나머지 생활용수를 충당해야 하지만 사연댐은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만수위(60m)에 크게 못미치는 48m 선에서 수위를 유지해 공급에 한계가 있다.
실제 울산의 생활용수는 회야댐을 통해 1일 평균 10만1000t을 자체 수급하고, 수자원공사 원수를 이용하는 회야·천상 정수장에서 각각 1일 평균 8만4000t, 17만6000t씩 공급받고 있다. 이들 정수장의 주요 수원은 낙동강과 연계된 원동 취수장이다.
대암댐을 통해 공급되는 공업용수도 낙동강 물을 받아오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미포 방어진, 울산·온산 공단, 삼성SDI·효성 등에서 사용하는 공업용수는 1일 평균 74만3663t에 달한다.
◇울산시 맑은 물 확보 용역 추진
이처럼 수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상기후 등 영향으로 가뭄, 집중호우 등 빈도가 늘어나 물 부족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추가적인 자체 수원 확보가 더욱 절실해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울산시는 지난달부터 맑은 물 확보 종합계획 수립 용역에 들어갔다. 댐·소형댐 개발 여부는 용역 결과가 나온 뒤 구체화될 예정이다. 용역기간은 1년3개월이다.
용역을 통해 자체 수원 확보 방안이 마련되더라도 막대한 사업비와 기간 등 소요 가능성이 높다. 단시일내 물 부족 문제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물부족 해소 방안으로 자체 수원 확보 외에도 하수 재처리, 해수 담수화, 도심 빗물 터널 등의 다양한 대안이 제기되고 있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