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다시 되찾은 봄, 궁거랑에서 만나요
4년의 기다림. 올해 궁거랑 벚꽃한마당을 준비하는 우리 남구의 심정으로 이보다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코로나19 때문에 그저 잠시 쉬어가는 줄 알았던 궁거랑 벚꽃한마당이 이토록 오래 열리지 못하게 될 줄은 몰랐기에, 혹시 올해도 행사를 개최할 수 없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이제 코로나19가 끝나가고 일상을 다시 되찾게 되면서 오는 4월1일과 2일 벚꽃이 만개한 궁거랑에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축제는 4년 만에 열리지만, 그동안 우리 남구가 멈춰서 있던 건 아니었다. 주민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관광과 문화콘텐츠의 힘을 키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열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궁거랑 벚꽃한마당은 코로나도 마스크도 없이 자유로웠던 예전처럼, 다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며 그동안 지치고 아픈 마음을 보듬어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겠다는 소망을 담았다.
그래서 무거천을 따라 2.5㎞, 400여 그루의 벚꽃나무가 활짝 핀 궁거랑 일대를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세 구간으로 나눠 행사를 준비했다.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궁금해 하니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콘텐츠를 살짝 소개하자면 지난 울산고래축제 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귀여운 고래조형물인 러브웨일을 궁거랑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예쁜 추억을 많이 남길 수 있도록 한복과 개화기 의상, 교복을 입고 인증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의상체험 프로그램과 벚꽃조명, 별빛터널, 포토존도 마련했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공예품 제작도 직접 해보고 지역 작가들이 만든 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는 삼호대숲공예마켓도 함께 열린다.
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삼호곱창특화거리로 유명한 이곳에서 각종 푸드트럭과 먹거리장터도 문을 열고,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구립교향악단과 유명 가수들의 축하공연과 함께 청소년들과 주민들이 직접 준비한 노래와 댄스공연, 버스킹 거리음악회도 준비를 마쳤다.
아울러 많은 인파가 몰려 혼잡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축제를 즐기다 갈 수 있도록 경찰, 소방과 함께 안전대책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행사를 앞두고 막바지 점검을 하다 보니 궁거랑 벚꽃한마당의 역사에 대해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이곳이 전국적인 벚꽃명소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삼호동 주민들의 애정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울산이 산업수도로 성장하며 급속한 도시화로 인한 환경오염의 영향을 궁거랑 또한 피해갈 수 없었다. 그래서 악취와 범람 등 크고 작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자 무거천 환경정비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복개천을 덮고 있던 콘크리트를 걷어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산책로를 조성하며 벚꽃나무도 추가로 심는 등 많은 노력 끝에 다시 맑은 물이 흐르는 도심 속 생태하천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이에 2009년부터 삼호동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아름다운 우리 동네의 매력을 함께 알리고 추억을 남기는 의미에서 시작한 것이 바로 궁거랑 벚꽃한마당이다. 궁거랑이라는 말은 ‘활(弓)’처럼 휘어 있는 무거천의 모습에 작은 하천을 뜻하는 사투리 ‘거랑’에서 따온 것이다.
중고등학생들이 즐거운 추억을 남기기 위해 만든 눈 조형물에서 시작해 이제는 세계적인 대표 겨울축제로 발돋움한 삿포로 눈꽃축제처럼, 주민들의 애정으로 시작한 마을행사에서 이제 울산을 대표하는 봄 축제로 거듭난 궁거랑 벚꽃한마당이 더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기 위한 고민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밤낮없이 고민하고 고생한 남구 직원들과 매년 봄마다 혼잡과 불편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신 삼호동 주민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그럼 다시 되찾은 봄, 벚꽃과 함께 하는 궁거랑에서 뵙겠습니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