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재전문병원 첫 삽, 의료인력 수급대책도 함께 세워야

2023-03-30     경상일보

산재전문 공공병원 착공식이 29일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일원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11번째로 지어지는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총 공사비 2277억원을 투입해 부지면적 3만3000㎡, 연면적 4만7962㎡, 지하 2층, 지상 8층, 300병상 규모로 건립된다. 오는 2026년 이 병원이 개원하면 울산시민들에 대한 의료서비스가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은 국내 최대의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도시다. 그런만큼 산재환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된지 60년이 지났으나 근로자들은 지금까지도 변변한 진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이날 착공이 이뤄진 산재전문병원은 전국에서 11번째로 지어지는 병원이다. 위험한 일은 모두 울산에서 이뤄지는데 이제서야 국내 11번째로 산재전문병원이 지어지는 것이 울산의 현실이다. 이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인구 113만명의 울산에 이제야 산재전문 공공병원이 들어선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면서도 “최신식 의료 장비와 시스템을 갖춰 울산의 의료 공백을 메우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말대로 이번에 착공하는 산재병원은 다른 도시보다 늦게 지어지는 대신 최신식 의료 장비와 시스템을 갖춰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대한민국 산업수도의 면모를 세울 수 있다.

이번 산재전문병원은 18개 진료과목의 종합병원 형태로 운영된다. 산재전문병원이지만 공공의료원이 없는 유일한 도시이기 때문에 지역주민에게 일반진료, 응급의료, 필수 의료서비스 등을 제공하게 된다. 따라서 재활전문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 건강검진센터, 2개 연구소(직업병연구소, 재활보조기 연구소)를 갖춘다. 또 전문의 54명, 간호인력 등 총 585명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문제는 의료인력 수급이다. 지난해 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보고서 ‘전문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연구’에 따르면 2035년 기준으로 의사 수가 수요에 비해 2만7232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13년 뒤 의사 부족 수가 현재 활동 중인 의사 10만6000여명의 4분의 1라는 뜻이다. 최근 진료과목 별 의사 편중 현상이 심해지면서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외과의 경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또 중앙과 지방간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의사들은 지방으로 가기를 극히 꺼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산재병원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동시에 의료인력 수급에 대해서도 미리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