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의 날(3월22일), 울산 물 문제 실태는]단기해결 어려워 생활속 물절약을
이상기후로 가뭄이 잦은 빈도로 발생하는 등 물 공급의 불안정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울산이 구조적으로 수자원이 부족한 도시다보니 가뭄이 매년 되풀이되는 자연현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반면 물 사용량은 갈수록 커지면서 오는 2050년이면 물 수요가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울산시도 맑은 물 용역 등 물문제 해결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물 부족은 상존하는 문제
정부가 낙동강권 지자체와 추진하던 낙동강 통합물관리 취수원 다변화 정책은 대구가 자체적으로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울산은 운문댐 물을 받고 사연댐에는 수문을 설치해 반구대 암각화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논의된 바 있다.
하지만 수문 설치 사업은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적정성 재검토에 들어갔다. 운문댐 수원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수문이 설치되는 경우 울산 생활 용수는 1일 5만t가량 줄어든 1일 13만1000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울산시는 맑은 물 우선 확보로 정책 방향을 변경했다.
시는 그동안 관내 저수지·소규모댐 활용, 사연댐 수량·수질 확보, 회야하수처리장 방류수 활용 등 다각도로 고민해 왔지만 고민 단계에 그쳤다. 울산 농업용 저수지는 유효 저수용량이 많지 않고, 소규모댐 개발 타당성 검토도 이전 용역에서 ‘타당성 없음’으로 나와 수년째 표류 상태다.
울산시의 맑은 물 확보 종합계획 수립 용역 결과는 2024년 상반기에 나온다. 2021년 1월께 발표된 환경부 ‘제2차 물 재이용 기본계획’에 따른 자체 계획도 수립 중이다. 물 재이용 관련 방향은 올해 10월께나 구체화될 예정이다.
◇대체 수자원 확보 방안
댐 건설 등 자체 수원 확보의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중수도관으로 기본생활 폐수를 별도로 분리 후 재처리하는 ‘하수 재처리’ 방식과 집중호우와 가뭄에 대비할 수 있는 ‘빗물 저장소’ ‘해수 담수화’ 등이 새로운 수자원 확보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울산의 한 산업용수 공급업체는 용연처리장의 공업용수를 재처리해 원수보다 싼 비용으로 공장 등에 공급하고 있다. 100의 물을 받아 재처리 후 50의 물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순수물까지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재처리해 업체도 반기고 있다.
‘빗물 저장소’는 집중호우가 빈번한 말레이시아 등에서 이미 적용되고 있다. 대도심 지하를 관통하는 큰 관을 구축해 평소에는 차도로 활용하다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는 빗물 저장소로 활용한다. 가뭄에는 물 공급처 역할도 맡는다. 바닷물을 염분·용해물질을 제거해 생활·공업용수로 활용하는 해수 담수화는 지난 2월 들어간 용역 내용에 포함돼 적정성을 검토 중에 있다.
일련의 대안들이 현실화되는 경우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물 활용·이용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기간 내 활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설·설비 등 구축에 장기간 소요가 예상되는데다 비용문제에다 지역적 여건에 따라 실현 여부 등 과제도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물 부족은 늘 상존해있는 문제라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자체 수원 개발과 재처리 등 대안 마련이 늦어진 것은 운문댐 수원 확보에만 집중한 탓”이라며 “이제라도 울산시가 생각하는 취수원 다변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용역과 별개로 통계·현황 등을 보다 세부적으로 나누고 수치 등을 일원화된 기관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누수율 줄이고 물절약 생활화해야
잦아지는 가뭄에 물부족 해소를 위해서 수돗물 누수를 줄이고 생활속 실천 가능한 물절약의 생활화가 필요하단 조언이다.
환경부의 2021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울산의 누수율이 8.7%로 특·광역시 중 가장 높다. 울산의 2021년 총 급수량 1억2927만5156t 중 1만1246만939t이 땅속으로 버려진 셈이다. 울산은 2017년 8.3% 2018년 9.6%, 2019년 9.7% 2020년 8.5%로 누수율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물 절약에 대한 인식전환과 절수설비 등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울산시민 1인당 1일 평균 급수량은 315ℓ로 2016년 263ℓ보다 20%나 늘었다. 물은 부족한데 사용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