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37m 항타기 넘어져 인근 건물 3개동 덮쳐(종합)

2023-03-30     정혜윤 기자
29일 오전 11시35분께 울산 남구 신정동 신세계 빌리브 리버런트 아파트 신축공사현장에서 37m 높이의 항타기(지반에 말뚝을 박는 장비)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인근 4층짜리 원룸 건물 등 3개 동이 파손되고 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발생 후 7분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 및 소방은 낮 12시17분께 인근 건물 3개 동 건물 수색을 마쳤다. 혹시 모를 2차 사고에 대비해 가스, 수도, 전기도 전체 차단해둔 상태다.

경찰 등은 운전 도중 넘어졌다는 항타기 운전자의 진술에 따라 정확한 사고 경위 등과 함께 안전조치 준수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고 이후 유관기관은 넘어진 항타기는 300t 크레인 등을 동원해 수습키로 했다. 복구에는 3~4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추가 붕괴 등 안전 확보 과정에서 30일까지도 늦어질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옥상 등 파손을 입은 건물 3개 동 중 2개 동은 LH임대주택으로 전체 15가구가 거주할 수 있었다. 나머지 1개 동은 현재 입주민을 파악 중으로, 신세계 측은 이날부터 입주민의 우선 임시거주지 마련에 나섰다.

남구가 공개한 인근 CCTV 영상에서 항타기가 전도될 당시 인근 3~4m 펜스가 함께 넘어졌는데, 펜스 바로 앞 도로에 2명의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다행히 행인들은 다치지 않았으며 해당 사고로 건물에 거주하던 총 5명이 충격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40대와 60대가 각각 2명, 70대가 1명이며 이중 임신부도 있어 여성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항타기가 덮친 건물 내부에 있었던 김모씨는 “오전 11시40분께 폭발물이 터지는 굉음이 들려오면서 집안으로 먼지가 밀려 들어왔다”며 “너무 놀라 폭발 사고가 났다고 생각해 바로 뛰쳐나와 건물 전체에 가스 잠그라고 소리치고 바깥으로 허둥지둥 내려가보니 골목에는 콘크리트 파편과 먼지가 자욱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 원룸에는 중장년, 고령자들이 대다수인데 곧바로 할머니 한분이 허둥지둥 건물에서 내려오더니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피해를 본 모든 분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필요한 지원과 조치를 다 하겠으며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가 난 신세계 빌리브 리버런트 아파트 건설현장은 지상 29층 4개동 311가구가 입주 예정으로 지난해 12월 착공해 2025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주거지에 인접해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며 지난 1월3일부터 현재까지 50건에 이르는 소음 및 비산먼지 민원이 남구에 접수됐다. 남구는 소음측정을 거쳐 해당 공사장에 지난 2월17일 생활소음규제기준 이하 1차 이행조치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어 3월14일 2차 이행조치 행정명령을 내렸으며, 사고 바로 전날인 지난 28일에도 현장 소음 측정을 거쳐 이날 3차 이행조치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