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정유사들 화학분야 영역확장 속도
SK에너지 1兆대 탈황설비...25개월만에 기계적 준공
내달말께 상업생산 돌입
S-OIL도 추가 투자 추진
환경규제 강화 적극 대응
업황부진 돌파구 기대도
SK이노베이션, S-OIL 등 울산 정유사들이 탈황설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학으로 사업을 확장해 정유사업 업황부진의 돌파구로 활용하고 IMO 2020 등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해 기업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에너지는 지난달 31일부로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기계적 준공을 마쳤다. 2017년 11월 1조원 규모의 VRDS 신설을 발표한 이후 이듬해 1월 착공해 25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약 3개월 앞당긴 것으로, 엄격한 안전·보건·환경(SHE) 관리, 설계·구매 기간 단축 등을 통해 공사 기간을 대폭 축소시킨 결과다.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는 감압증류공정의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통상 정유·석유화학 공장은 기계적 준공 후 약 2개월간 시운전 기간을 갖는다. VRDS는 이르면 3월말 상업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VRDS가 본격 가동하게 되면 일 4만 배럴의 저유황유가 생산·공급되며, 매년 2000억~300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
VRDS는 올해부터 시행된 IMO 2020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했으며, 선박유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물이다. 올 1월 본격 시행된 IMO2020에 따라 선박유 시장은 벙커시유 등 고유황유에서 저유황 중질유, 선박용 경유 등 저유황유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규제에 의하면 해운업체들은 황 함량 비중을 기존 3.5%에서 0.5%까지 대폭 낮춘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자체적으로 황 성분을 제거하는 스크러버를 선박에 설치해야 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전세계 선박용 저유황 연료유 시장이 일평균 기준 2019년 10만 배럴에서 2020년 100만 배럴로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세계 각국 항만에서 입항선박들의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선박용 저유황 연료유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에너지의 핵심 생산기지인 울산콤플렉스 내에 건설된 VRDS는 건설기간 동안 일평균 1150여명, 약 88만명의 근로자가 투입된 대규모 공정 프로젝트다. 1조원의 공사 금액은 조선업 등의 불황으로 침체에 빠져 있는 울산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했다고 회사측은 판단하고 있다.
S-OIL은 올해 IMO 함량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탈황설비 증설, 석유화학사업 확장 2단계 투자 추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디지털 전환 달성에 주력하기로 했다. S-OIL은 총 5조원을 투자한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인 RUC/ODC(잔사유 고도화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