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산단 입주기업체협의회, 지구단위계획 변경 추진

2023-04-06     이춘봉

테크노산업단지 입주기업체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지원시설용지의 용도에 운동시설 등을 추가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특정 업체의 스크린골프장 조성을 지원하기 위해 협의회가 움직인다는 시각과 산단 근로자의 편의 제공을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5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협의회는 입주 기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7일까지 지원시설용지 내 건축물 용도 추가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산단 내 지원시설 C구역과 D구역 2곳이다.

협의회는 테크노산단 지원시설용지에는 관계 법률은 물론 다른 산단에서 허용하는 일부 용도의 입주가 제한돼 근로자들의 여가·편의시설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시설 확충을 위해 지원시설용지 용도에 옥외 철탑이 설치된 골프연습장을 제외한 ‘운동시설’과 ‘방송통신시설’을 추가하기 위해 산단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추진 중이다.

협의회 대행사 측 관계자는 특정 업종이나 업체를 염두에 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관련 법령, 조례, 타 산단 사례 등을 검토한 결과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추가가 가능한 시설이 운동시설과 방송통신시설 두 건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국토계획법 시행령, 시 도시계획 조례에는 두 시설을 모두 입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지역 내 국가산단은 물론 공영·민영개발 산단 6곳에서도 운동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협의회가 개인 사업자의 편의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서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 차원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어려울 것 같으니 협의회를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는 것이다.

협의회 대행사 측은 특정시설 입주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주변에서는 D구역 건물 내부에 대규모 스크린 골프장 조성이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가 이미 나돌고 있다. 시 역시 스크린 골프장 조성 추진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반면 부족한 편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협의회가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직까지 산단 내에 제대로 된 편의시설이 없는 만큼 이번 기회에 근로자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협의회가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울산시는 최근 협의회가 보낸 건의 공문을 접수한 뒤 유사 사례를 확인하는 등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