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서 참패” 與, 4·5 울산보선 결과 충격

2023-04-07     김두수 기자
울산남구의회(나

울산지역 여권이 충격에 휩싸였다.

지역 여야 정치권이 사실상 정치적 대리전 성격으로 치러진 4·5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한 보수진영의 참패와 함께 ‘울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남구 옥동·신정4동 구의원 보선 역시 국민의힘 후보가 패배했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시교육감 보선과 함께 남구나 구의원 보선은 초반부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지도부는 물론 지역 정치권이 음양으로 총력 지원에 나선 상황에서 여권인 보수진영이 참패를 기록하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여론이 높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 집권 2년차 국정동력에 가속도가 붙어야 할 시점에 치러진 보선 결과라는 점에서 여권 지도부에서도 충격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6일 “울산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면서 “정당 공천권이 없는 교육감 보선 결과는 차치하고,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남구갑 구의원 보선에서 패배한 것은 무슨 말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3선 국회의원 지역구인데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혀를 찼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위원장 권명호) 역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진두지휘할 당대표 ‘김기현호’가 출범한지 불과 한달도 채 안 된 상황인데다, 총선기획을 맡은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등 여권 핵심 인사가 포진된 울산에서 사실상 ‘낙제점수’가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권명호 시당위원장은 이날 “시민들과 당원들에게 할말이 없다”면서 “시당을 중심으로 전열을 다듬어 당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당 전략기획부총장인 박성민(중) 의원은 “(교육감과 남구 구의원 보선 결과에 대해) 여러 요인이 있지만 충격적인 건 사실”이라며 “내년 4월 총선 준비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남구나 보궐선거의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3선 중진 이채익(남갑) 의원측은 사실상 ‘멘붕’상황에 직면했다.

여권 일각에선 ‘안정적 승산’을 기대했던 울산에 구멍이 뚫린데 대해 총체적 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권 핵심부와 교감이 있는 한 핵심인사는 “초반엔 울산시교육감 보선은 물론 구의원 보선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결과가 참담하게 나온 것은 모두가 안주한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2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3선 중진의원 지역구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데 대해 과연 ‘정치생명’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직 당 지도부와 당내 비주류에선 혹독한 평가와 우려를 공개적으로 쏟아냈다.

이준석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기초의원 선거이지만 울산 남구에서 보수 후보가 1대1 상황에서 패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다.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에서 고령층 투표가 많아 보통 유리한데도 대선이나 지방선거 때보다 10%p가까이 득표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는 울산 보선 결과에 대해 고무적인 기류가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이재명 대표는 SNS에서 “울산 시민분들께서 정말 놀라운 선택을 해주셨다”며 “윤석열 정부의 독주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려야 한다는 국민의 마음이 모인 결과”라고 덧붙였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