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위기 딛고 ‘리그 4위’ 선전
2023-04-12 박재권 기자
◇어린 선수들의 성장
현대모비스는 지난 2021~2022시즌 종료 후 19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유재학 감독이 총감독으로 일선에서 물러났고, 조동현 수석코치가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모두가 걱정의 시선을 보냈다. 시즌 초 외국인 선수인 저스틴 녹스(204㎝·F)와 게이지 프림(205㎝·C)이 큰 인상을 주지 못한 탓도 컸다. 특히 프림은 경기 도중 거친 파울과 과도한 흥분으로 수차례 5반칙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림은 점차 달라졌다. 타고난 힘을 이용한 페인트 존 득점으로 현대모비스 골밑을 강력하게 만들었다.
대학 졸업 후 첫 프로 커리어로 KBL을 선택한 프림은 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하면서 정상급 외국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181㎝·G)와 서명진(189㎝·G), 이우석(196㎝·G)과 신민석(199㎝·F)으로 이뤄진 ‘99즈’는 올 시즌 현대모비스의 히트 상품이었다. 이들은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으로 현대모비스의 공격을 주도했다. 아바리엔토스는 프로농구 역사상 첫 외인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들의 활약 속에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34승 20패로 4위를 차지했다. 우려와 달리 현대모비스는 KBL 최고 명문 구단다운 명성을 보여줬다.
◇경험 부족 드러낸 플레이오프
정규리그 4위 현대모비스의 플레이오프 상대는 5위 고양 캐롯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캐롯에게 1승 5패를 기록하며 절대적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국대 슈터 전성현(188㎝, F)이 빠진 캐롯을 상대로 플레이오프에서는 우세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차전을 86대71로 잡아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1차전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차전을 내준 뒤 3차전을 가져왔지만 4차전에서 다시 패했다.
특히 4차전은 1쿼터를 30대17로 앞섰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5차전도 마찬가지다. 10점차 이상의 격차를 줄이고 역전에 성공하며 4쿼터 초반 61대58로 앞섰지만, 마지막 승부처에서 흐름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캐롯과의 천적 관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최진수, 함지훈, 장재석 등 고참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렸고 어린 선수들로 맞섰지만 승부처에서 역부족이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 탈락 후 “많은 우려 속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30승 이상을 해냈다. 서명진과 이우석이 잘 성장해줬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총평했다.
◇전력 보강 나서나
현대모비스는 주장 함지훈을 비롯해 김영현, 김지후, 김현민, 최진수 등이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선수단 개편이 불가피하다. 군입대하는 선수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단 보강은 필수다. 이번 FA 시장에는 대어들이 즐비하다. 최준용(SK)을 비롯해 양홍석(KT), 문성곤(KGC) 등 국가대표 포워드들이 대거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어린 선수들이 주축인 현대모비스에 가세한다면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대 FA 시장에서 과감한 투자를 했던 적이 드문 현대모비스이기 때문에 어떠한 전략을 세워 접근할 것인지 주목된다. 박재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