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CEO포럼]세무조사, 인간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

2023-04-13     경상일보

유명한 어록 중 이런 말이 있다. 살면서 피할 수 없는 2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죽음과 세금이다. 더불어 세금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부분을 꼽자면 바로 세무조사를 꼽을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세무조사에 대한 내용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TV 등의 각종 매체 속에서 연예인 세무조사, 기업체 세무조사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세무조사는 어떻게 진행이 되는 걸까? 세무조사는 정기 세무조사와 수시 세무조사 두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기 세무조사의 경우는 말 그대로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세무조사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국세청 내부 전산 시스템으로 무작위 방식으로 세무조사 대상이 추출되기도 한다. 다음으로 수시 세무조사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 수시로 세무조사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납세자가 납세협력의무 및 각종 신고 등을 이행하지 않거나 또는 구체적인 탈세 제보를 받은 경우를 말한다.

중소기업에서 특별히 자주 관찰될 수 있는 부분은 수시로 세무조사에 선정된 경우다. 특히 자료상의 검은 유혹에 많은 사업자들이 조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자료를 사고파는 사람들을 자료상이라고 하며, 이들은 가짜로 세금계산서를 팔고 거래하다가 세무조사의 대상이 되곤 한다. 세금의 고민이 많은 사업자들은 자료상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곤 한다. 허위로 비용처리를 해준 뒤 세금 절세효과보다 더 싼값을 자료상에게 지불하게 되면, 오히려 사업자들은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료상과의 거래는 너무나도 위험한 행위다. 자료상과 관련된 업체 하나가 세무조사에 걸릴 경우 이와 연관된 모든 업체들이 연쇄적으로 조사의 대상이 된다. 왜냐하면 자료상과 거래한 세금계산서 발행 내역은 국세청 전산망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납세자인 우리는 세무조사에 그대로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우선 가장 좋은 것은 세무조사를 애초에 받지 않는 것이다. 가령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업종별 소득률을 잘 유지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소득률이란 쉽게 말하자면 매출에서 비용을 뺀 소득에 대한 비율을 말하는데, 보통은 업종별로 소득률이 비슷하게 가는 구조가 많다. 하지만 같은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한 사업자가 소득률이 유난히도 다르다면, 손익을 조작했다는 의심을 받기가 좋다. 그래서 더욱 표적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물론 실제로 비용이 많이 나간 경우 증빙을 잘 보관해 입증만 잘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음으로 통장 내역을 잘 관리하는 것 또한 세무조사의 대응책이 된다. 세무조사가 시작되면 각종 통장 입출금 내역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입증을 못해 증여세를 맞지 않으려면 애초에 어떤 목적으로 돈이 입금되었는지 증빙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금액이 매출이 아니라 잠시 차입한 돈일 수가 있다. 이 경우 향후에 조사시 적법한 차입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차용증 및 이자납입내역 등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계좌이체 메모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한다. 이체 메모를 목적성에 맞게 잘 남겨두고, 이 내역이 세월이 흐르면 납세자가 주장할 때 큰 신빙성을 갖게 된다.

끝으로 세무조사를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꼭 드리고 싶은 조언이 있다. 아무리 국세청이라고 하지만 이 모든 현상은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즉, 우리 모두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세무조사를 하는 조사관에게 너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또한 좋지 않다. 이 세상은 법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현상들이 생기는데, 이 때 담당자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세무조사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법적인 논리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 더욱 중요할 때가 많다. 납세자 역시 적대적인 태도가 아니라, 반성과 감정적인 호소가 들어간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빚어낼 수 있다. 저자 본인도 여러 세무조사를 경험하면서 냉철한 논리와 따뜻한 가슴 모두가 통용이 된다는 것을 직접 산증인으로 경험하고 있다. 칼럼을 마치면서 다시 한 번 우리는 사람사는 세상에 살고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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