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반구천 암각화’, 다시 한번 국민적 관심 갖기를

2023-04-17     경상일보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반구대암각화 및 천전리각석)가 마침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에 올랐다. 지난 13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와 ‘한양의 수도성곽’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는 오는 2025년 세계유산 등재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

그러나 실제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아직 첩첩산중이다. 국내에서 문화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신청을 하려면 잠정목록, 우선등재목록, 등재신청 후보, 등재신청 대상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제 겨우 ‘등재신청 후보’에 선정된 것이다. 앞으로 까다로운 조건을 뛰어넘어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돼야 하며, 선정된다 하더라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신청서를 제출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은 그동안 이뤄놓은 한걸음 한걸음의 성과가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사실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등재는 불가능한 꿈으로만 여겨졌던 때가 있었다. 그러던 중 10여년만인 지난 2010년 세계문화유산의 ‘잠재목록’에 등재됐고 11년만인 2021년에는 ‘우선등재 대상’에 선정됐다. 그 이후 ‘등재신청 후보’를 신청했으나 두번이나 실패하고 이번 세번째 시도에서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문화재위원회는 이번 심사에서 기존 암각화군에 포함돼 있던 반구대와 반구대 정자, 반계서원(반구서원), 대곡리 공룡 발자국, 대곡천 자연환경 등을 삭제하고, 국보인 ‘울주 천전리 각석’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등 2곳만 등재 대상으로 압축했다. 명칭도 ‘대곡천 암각화군’에서 옛 이름을 따라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로 변경해 명확성을 높였다.

마지막 국내 절차인 ‘등재신청 대상’ 심의는 오는 7월 있을 예정이다. 울산시는 연내에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되면 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각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면 2025년 등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는 울산의 문화재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의 문화유산이다. 지금은 비록 물문제 등으로 인해 주춤하고 있으나 세계유산 등재는 반드시 이뤄내야 할 중대한 과제임에 분명하다. 이번 ‘등재신청 후보’ 선정을 계기로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다시 한번 심기일전해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품위를 격상시켜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