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시역량의 잣대 하수처리능력, 시설규모 등 정확성 기해야

2023-04-18     경상일보

울산지역 하수처리시설 신·증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조만간 하수처리 능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에는 현재 8곳의 하수처리시설이 있는데 조만간 신규 2곳의 시설공사가 끝나면 10곳으로 확대된다. 울산의 경우 도시가 외곽으로 계속 뻗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기존 하수처리시설의 용량을 키우거나 신규 시설을 계속 건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하수처리시설으로 들어가는 오폐수 차집관로가 부실하게 시공돼 오수가 하천으로 흘러나오는 경우가 많아 관리에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 인구산정을 잘못할 경우 하수처리시설 가동을 제 때 못해 주민들이 낭패를 볼 수도 있는만큼 시설규모와 시공시기 등을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울산이 하수차집과 하수처리로 유명해진 것은 태화강으로 흘러드는 오폐수를 일일이 차집하면서부터다. 그 이전인 1996년 태화강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11.3ppm으로 물고기가 살 수 없을 정도였다. 당시 태화강에서의 물고기 떼죽음은 비일비재했다. 이에 울산시는 2000~2005년 거액을 들여 주거지역에 하수관을 설치해 오폐수가 강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했다. 물이 차츰 맑아지자 2005년부터는 전국 규모의 수영대회와 조정, 카누대회 등이 열리기도 했다.

오는 6월 준공 예정인 방어진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은 동구와 북구지역 하수 처리를 위한 것으로 현재 97%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북구지역은 신도시가 계속 생겨나면서 하수처리 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그 어느지역보다 높은 곳이다. 또 언양하수처리시설은 지난해부터 증설사업을 시행 중이다. 언양하수처리시설이 있는 서부권은 KTX역세권 개발 등 각종 도시개발사업과 공동주택건설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이어서 하수 발생량이 급증하고 있다. 회야하수처리시설은 하루 5만2000t에서 7만2000t으로, 온산하수처리시설은 12만t에서 16만t으로 처리용량을 확대하는 사업이 진행중이다. 이 밖에도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청량지역에는 청량하수처리시설이, 산업단지가 밀집한 여천동에는 여천하수처리시설이 신규로 계획돼 있다.

하수처리시설은 시민들의 삶에 꼭 필요한 기반시설인만큼 예산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다만 장래 인구 등을 정확하게 추정해 예산 낭비를 막을 필요는 있다. 하수처리시설은 다른 시설에 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울산은 전국에서 하수처리시설이 잘 돼 있는 도시인만큼 하수처리 선진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