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남신항 수소·암모니아로 돌파구

2023-04-20     이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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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신항 남항이 오일·가스 중심에서 수소·암모니아 중심의 종합 에너지 물류 터미널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2년 전 실시한 사업성 재조사에서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다. 울산시와 한국석유공사는 사업 모델을 변경해 경제성을 확보,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시에 따르면, 울산신항 북항 1단계 사업이 내년 7월 상업운전을 앞둔 가운데 남항 사업은 올스톱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항과 북항으로 나눠 추진 중인 울산신항 개발 사업은 원유와 석유제품, LNG 등을 저장하는 상부 시설인 탱크터미널과 하부 시설, 외곽 시설 등을 조성하는게 목표다. 북항 1단계 사업은 LNG 270만배럴과 석유제품 170만배럴, 북항 2단계 사업은 LNG 270만배럴과 석유제품 120만배럴, 남항은 원유 1600만배럴을 저장하는 규모로 계획됐다.

북항 사업은 1360억원을 투입해 매립을 통해 하부 시설을 조성했고, 6457억원을 들여 방파제 등 외곽 시설도 준공했다. 9203억원을 투입하는 1단계 탱크터미널 사업은 내년 7월 상업 운전을 앞두고 있고, 6850억원을 투자하는 2단계 탱크터미널 사업은 2026년 준공 예정이다.

북항 사업이 순항 중인 반면 남항 사업은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017년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뒤 사업성에 극심한 변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환 및 탄소 감축 등의 여파로 기존 원유를 중심으로 하는 터미널을 운영하면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경쟁력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실제로 약 1년 뒤 상업 운전에 들어가는 북항 1단계 사업조차도 계획대로 LNG와 오일을 유치했지만 아직 잔여 부지가 남아 있을 정도다. 만약 남항 터미널에 북항과 유사한 업종을 유치하게 되면 수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사업자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2021년 실시한 사업성 재조사에서 기존 원유 1600만배럴 유치에서 원유, 석유제품, LNG, LPG 등 1030만배럴 유치로 구성을 전환했지만 이마저도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 추진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에 시와 한국석유공사는 신항 남항지구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상부 터미널 구성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남항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는 연구 용역을 추진해 수소·암모니아 중심 터미널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굴했다. 수소와 암모니아는 2030년 66만t에서 2035년 218만t, 2040년 465만t, 2045년 805만t, 2050년 1457만t 등 향후 발전·산업용 수요의 급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는 최근 UAE 국영 석유기업인 애드녹과의 협의를 통해 청정 암모니아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장기적으로 자체 청정 수소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만큼 정확한 근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석유공사가 진행하는 ‘에너지허브 남항 사업모델 구체화 용역’ 비용 중 절반인 3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6개월가량 용역을 진행한 뒤 정부에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허브 도약을 위해 남항 개발이 필수인 만큼 사업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