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울산커플마라톤대회]‘함께’ 달리기에 더 아름다운 ‘울산의 봄’ 속으로
본사가 주최한 제21회 울산커플마라톤대회가 23일 오전 울산대공원 남문광장에서 시민 등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외국인 남친과 함께 달려요”
○…이수인(29·남구 신정동)·아피아 세스(가나) 커플은 이날 오전 마라톤 출발을 앞두고 신발끈을 묶고 있었다. 이들은 길가에 붙어있는 현수막을 보고 대회 참가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수인씨는 “건강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남자친구와 참가했다”며 “5㎞ 부문에 신청했는데 완주가 목표”라고 밝혔다.
‘자녀 손잡고’ 출전한 아버지들
○…올해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13년 된 옥산초아버지모임도 참가해 시선을 끌었다. 이날 커플마라톤대회에는 모임에서 총 45명의 아버지들이 자녀들의 손을 잡고 출동했다.
출발 전 만난 회장 권진혁(44·남구 무거동)씨는 “최대한 안다치고 완주가 목표”라며 “옥산초의 자랑거리인 아버지모임은 앞으로도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 미혼모에 관심 가져 주세요”
○…미혼모의 집 물푸레와 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 안단테 직원들도 커플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울산지역 미혼모 기관에서 일하는 이들은 화합과 홍보를 위해 대회 참가를 결정했다.
이들은 “울산 지역 미혼모 기관에 총 16명의 미혼모가 거주 중인데, 미혼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호두과자·빵 등 먹거리 부스 북적
○…커플마라톤대회에 참여한 부스 중 단연 인기는 울산시자활센터 부스였다. 이 날 센터에서 준비한 간식을 받기 위한 줄이 남문 광장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렀다. 경품 배부는 원판을 돌려 등수별로 간식을 배부했으며, 등수에 따라 환호하거나 함박웃음을 지으며 받아가는 참가자들로 활기가 넘쳤다.
센터는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생활 수급자, 차상위자가 각 센터에서 직접 생산한 자활생산품을 구입해 홍보차 커플 마라톤에 매년 참여해왔다”면서 “올해 준비한 누룽지, 호두과자, 빵 등은 마라톤 시작 전 이미 소진됐다”고 밝혔다.
휠체어·유모차 밀고 완주한 가족들
○…다리를 다친 아들을 위해 휠체어를 밀고 완주한 아버지가 많은 박수를 받았다. 신성철(42)씨는 아들 신지훈(10)군이 다리를 다쳐 대회 참가 취소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좋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참가하기로 결정했고, 이날 신씨 부자는 서로 의지하며 골인에 성공했다.
또 이날 수많은 인파 속에서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중 15개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온 권도식(30)·이주향(30) 커플은 5㎞ 완주를 성공했다. 권 씨는 “작년에도 커플마라톤 대회에 아기와 함께 참여하고 싶었는데 너무 어려서 참가 못했었다”며 “올해는 아이도 크고 가족끼리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3대가 함께 달린 ‘어벤져스 채가네’
○…채동일(66)씨네 가족은 10여년전에도 경상커플마라톤대회에 온가족이 참여해 신문에 함께 뛰는 사진이 게재됐다. 그날의 기억으로 올해는 7살 손자까지 3대에 걸친 총 7명이 참가해 ‘어벤져스 채가네’란 이름으로 5㎞ 완주에 성공했다.
채선미(30)씨는 “저번 커플마라톤대회에서도 경상일보에 저희 가족 사진이 실려서, 올해도 다시 도전해보려고 다함께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채동일씨는 “다음에는 4대가 함께 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웃어보였다.
“직장동료와 함께 10㎞ 뛰어”
○…조병욱(26·중구 태화동)·박상현(26·중구 태화동)씨는 직장 동료 사이다. 이들은 동갑인데다 사는 동네도 같아 절친한 사이가 됐다. 이들은 커플마라톤대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재미있을거 같다는 생각에 참가를 결정했다.
이들은 10㎞를 완주 후 “1시간 내 완주가 목표였는데 40~50분 만에 들어와 뿌듯하다”며 “사람들과 함께 뛰니 에너지가 넘치는 기분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정혜윤·강민형·박재권기자
사진=김경우·김동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