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천천 통합하천사업, 또 하나의 기적 이뤄내야

2023-04-25     경상일보

지난해 말 울산 태화강 상류지역과 여천천이 ‘지역 맞춤형 통합 하천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으나 여천천은 태화강에 비해 사업비가 너무나 많이 들 것으로 예상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역 맞춤형 통합 하천 사업’은 환경부의 직접 사업인만큼 울산시와 남구 뿐만 아니라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여천천 사업이 성공하면 울산은 ‘태화강의 기적’에 이은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루게 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공모를 통해 전국 22개 하천을 대상으로 지역 맞춤형 통합 하천 사업을 선정했다. 울산의 경우 태화강 상류 언양 일대와 남구 여천천이 포함됐다. 사업비는 국비와 지방비를 각각 50%씩 투입한다. 태화강 상류는 언양지구 일원 4.7㎞를 대상으로 사업이 실시되는데, 경동교 일원~반송보 하류 사이에 힐링·여가존, 관광레저존, 생태경관존 등이 조성된다. 총 사업비는 497억원이다. 여천천은 4.2㎞ 구간에 2760억원을 투입해 수로 복원, 하도 준설, 교량 재가설, 침수 현상 해결, 친수공간 조성, 수질 개선 등의 사업을 벌인다. 또 여천천 하류에는 선착장과 마리나시설 등을 조성해 관광·문화벨트를 구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업비다. 태화강 상류의 사업비에 비해 여천천 사업비는 무려 2760억원에 이르는데, 기획재정부가 과연 이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여기다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 예타를 거쳐야 한다. 만의 하나 기재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사업비가 대폭 감액될 경우 울산이 그 동안 그려왔던 큰 그림은 쪼그러들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통합하천 사업에 대한 일괄 예타를 추진키로 하고 내년 예산에 예타 조사비를 편성할 예정이나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여기다 여천천은 국가하천이 아닌 지방하천이어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여천천은 그 동안 도심 속 오염된 하천으로 주민들의 외면을 받다가 지난 2006년부터 본격적인 자연생태하천 조성이 시작돼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이어 지난 2013년에는 ‘고향의 강 사업’이 시작돼 주민들의 사랑을 다시 받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천천은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번 여천천 통합하천 사업은 그런 점에서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이다.

여천천 사업은 사업비가 많긴 하지만 환경부도 이를 인정했기 때문에 통합하천 사업에 포함시켰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울산시와 남구 등이 주도하고 정치권이 힘을 합해 기재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