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제방겸용도로 공사 재개…주민들 “또 소음·진동”
소음 민원에 공사 한차례 중단
설계변경했지만 주민 피해 여전
공사장~아파트 간격 3~4m 불과
소음방지시설물 비닐가림막 뿐
종건 “소음측정기로 관리 예정”
2020-02-05 정세홍
5일 찾은 중구 반구동의 한 아파트. 이곳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동천제방겸용도로(우안제) 중 반구정~e편한세상 240m 구간 도로가 폐쇄되는 등 공사가 본격 시작됐다. 대형 포클레인과 각종 중장비가 기존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를 쪼개 제거하는 등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장과 가장 인접한 101동 부근에서 소음측정기 앱으로 측정해보니 순간 최대 90~100데시벨까지 올랐다. 공사 구간과 아파트간 사이 간격이 채 3~4m도 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층부 거주 주민들이 소음과 진동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공사장과 아파트 사이 소음을 줄이기 위해 시설물이 설치돼 있었지만, 바람을 넣은 대형 비닐 가림막에 불과해 효과가 떨어졌다.
문제는 주민들이 공사 종료 때까지 최소 4~5개월간 이같은 소음과 진동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이다.
2017년 11월 착공한 이 공사는 이미 인근 주민들의 소음·진동 민원 등으로 한 차례 공사가 중단된 적이 있다. 당시 시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설계변경 등 절차를 거쳐 공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공사 재개 후 시공사 측에서 소음·진동 최소화 등 피해 방지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리한 공사를 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베란다에 놓아둔 화분이 흔들리고, 계속되는 터파기와 아스팔트 제거 작업으로 베란다 벽 일부가 균열되는 등 수개월째 소음과 진동, 분진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음과 진동 피해는 공사장과 인접한 3개 동에 집중돼 있다.
이에 대해 종건 측은 소음과 진동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소음측정기를 별도로 설치해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천제방겸용도로(우안제~약사천 구간) 개설공사는 국·시비 등 22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오는 6월께 준공 예정이다. 중구 반구동 내황초등학교~약사천까지 도로 개통시 도심 내 교통혼잡 완화와 시민 교통편의 향상이 기대된다. 정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