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라지는 울산의 몽돌·백사장, 대책 필요하다
울산의 천혜 관광자원인 정자와 주전 몽돌, 진하와 나사해수욕장 해변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다. 최근 이상 기후로 인한 해안 침식, 침수 등 잦은 연안 재해와 해안가 주변 인공시설물 설치가 울산 해안을 갉아먹고 있다. 30년~40년전과 비교하면 울산 연안 면적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울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관광도시 울산의 절경을 자연재해로부터 지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2022년 연안 침식 실태조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울산 5개 연안의 침식 상태가 전국 어느 곳 보다 심각했다. 동구 일산해안, 울주군 진하해안과 나사해안 등 3개 해안(해수욕장)은 침식상태가 ‘우려’(C)등급이고, 북구 정자해안과 동구 주전해안은 ‘보통’(B) 등급으로 평가됐다. 침식 등급 A(양호)는 한곳도 없었다.
울산 해안의 침식우심률(전국 연안 중 침식 C와 D(심각) 등급비율)은 60%로 부산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았다. 진하와 일산해안은 2021년 ‘보통’에서 ‘우려’ 등급으로 격하됐다. 2021년 ‘심각’ 단계에서 소폭 회복된 나사해안은 여전히 ‘우려’ 상태다. 이 중 일산과 나사해안은 3년 연속 심각단계를 받을만큼 해안침식에 대한 우려가 크다. 울산 연안의 침식 상태가 소멸 위험 신호를 가리키고 있다.
연안 침식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잦은 이상고파랑(바람에 의해 생긴 높은 풍랑) 발생, 해안가에 설치된 호안 등 인공구조물, 인위적 개발행위에 따른 모래공급 차단 등도 백사장 침식, 해안선 후퇴를 초래하는 요인이다. 앞으로도 기후변화와 각종 개발행위가 멈추지 않는 한 울산 연안 침식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침식 속도를 늦추기 위해 백사장에 모래를 붓는 양빈사업이나 차수벽 설치, 수중 방파제 등 인공 구조물 설치가 필요한 이유다. 울주군 나사해안 이안제, 진하해수욕장 인공구조물, 일산해안 잠제시설을 설치하는 고늘지구 연안보전사업이 대표적인 사업일 것이다.
물론 양빈이나 잠제, 인공구조물 등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울산의 소중한 관광자원인 백사장, 몽돌은 사라질 것이다. 관광도시 울산의 위상과 가치도 훼손될 것이 자명하다. 울산 연안침식을 막기 위해 국토부, 해수부 등 중앙부처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지자체도 연안보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해안절경이 사라지면 관광도시도 울산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