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에 울산 車부품 협력업체들도 멈췄다

현대車 생산라인 가동 중단에 협력업체 내일 기점 전면휴업

2020-02-05     이우사 기자

시트 공급 1·2차 협력업체 A사
휴무기간동안 손실액만 20억원
2~3차 협력업체 사정은 더 심각


“하루만 생산라인이 멈춰도 수억원의 손실액이 발생하는데,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인해 울산산업의 중심인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춰섬에 따라 지역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들의 공장 가동소리도 잦아들고 있다. 일부 협력업체의 경우 이미 생산라인 가동에 차질이 발생했으며, 오는 7일을 기점으로 협력업체들의 전면 휴업사태로 확산될 조짐이다.

현대차에 시트를 공급하는 1·2차 A협력업체는 총 3개의 생산라인 중 1개 생산라인의 가동을 부분 중단했다. 이어 오는 7~10일까지는 전 라인의 가동을 멈추고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이 업체의 경우, 하루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발생하는 손실액은 일 평균 6억원 가량이다.

A사 관계자는 “이미 5일부터 멈춘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작업자들에게 휴업수당을 제공했다. 이번에 확정된 휴무기간 동안 발생하는 손실액만 2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며 “더 큰 문제는 이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회사의 자금사정에 악화될텐데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고 토로했다.

현대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또 다른 B업체도 이날부로 포터와 제네시스에 공급되는 부품 생산을 멈췄다. 현재는 전체라인의 10%에 불과하자만, 이 업체 또한 오는 7일부터는 전면 가동중단에 들어갈 예정이다.

B업체 대표는 “공장 가동이 멈추더라도 직원들 수당 등 고정비용으로 인해 하루 평균 5억원 가량 매출 손실액을 감수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영세한 규모의 2~3차 협력업체들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자동차 배기가스 순환장치를 공급하는 2차 협력업체인 C사는 오는 8일부터 전체 생산라인의 가동을 절반으로 줄일 예정이다. 그나마 C사가 제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업체가 휴업 대신 재고 확보를 위해 공장 가동률을 50% 선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자금여력이 좋지않은 C사에게는 치명적이다.

C사 관계자는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진행중이라 현금이 없으면 유지를 할 수 없다”며 “정부에서 피해업체들에게 자금지원을 해준다고는 하지만 자금대출이나 융자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라 1차 협력업체의 가동이 중단되면 더이상 버틸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자동차 충격흡수재를 생산하는 D사의 직원 130여명도 오는 10일부터 전 직원이 휴무에 들어간다.

D사 관계자는 “현재 자재수급에 문제가 없어 정상적으로 물량을 생산할 수 있으나 원청의 생산라인이 멈춰버리니 강제휴업에 들어가게 됐다”며 “현재로써는 10일 하루만 휴무 예정이지만, 그 이후의 공장 가동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울산중기청과 중소기업계 등에 따르면 이같은 울산지역 자동차부품 협력업체들의 전면 휴업은 오는 7일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생산제품이 다른다 보니 업체별로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이번주 금요일부터는 협력업체들의 휴업사태가 전면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이날 시청 상황실에서 자동차 부품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현대차 휴업 대응 자동차 부품기업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서 현대자동차는 와이어링 수급을 조금이라도 원활히 하기 위해 경신, 유라코프레이션, 티에이치엔(THN) 등 국내 생산라인을 추가 가동하고, 공급원의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 등 해외 생산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우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