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출마 조언에 김기현 “당 위해서라면 감수”

2023-05-01     김두수 기자
국민의힘 원로들이 최근 울산출신 김기현(남을)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당지도부와의 회의에서 내년 4월 22대 총선과 관련해 ‘험지 출마’ 조언이 나온 것으로 지난 30일 알려졌다.

회의에는 국회의장을 지낸 정의화 상임 고문단 회장을 비롯해 울산출신 최병국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목요상·신경식·이상배·유준상·이연숙·이윤성·문희·유흥수·김용갑·김종하·안상수·나오연·이해구 등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서 한 원로는 “민주당은 비명(비이재명)계 호남 출신의 수도권 원내대표를 내놨다. 우리는 영남 다선 의원들이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기현 대표는 “당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감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의 이러한 답변을 두고 여권 내부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원로들의 험지출마 조언에 당 대표의 입장에서 원론적인 답변을 뿐”이라는 해석과 함께 “울산 출신 4선 김 대표를 비롯한 대구출신 3선 윤재옥 원내대표, 경남 출신 3선 박대출 의원 등 영남권 다선 의원들의 ‘셀프 험지 출마’, 또는 일부 비례대표 선회가능성도 담겨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원로들은 나아가 “호남은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지역이기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 다음 개각 때 호남 출신 장관이라도 제대로 하나 반드시 천거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상향식 공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원로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원로는 “상향식으로 공천하고 국민이 포함된 여론조사도 하면 야당에서 공격하는 것처럼 검사 출신을 공천한다고 해도 국민과 당원이 납득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8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유흥수 상임고문은 “김 대표가 연포탕을 끓인다고 하지 않았느냐. 당의 비주류를 끌어안으며 연포탕을 실천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