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동구 미래자동차 부품산업 산단에 거는 기대
산업화 이후 도시로 사람들이 모여든 이유는 간단하다. 일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도시의 인구를 증가시킨다. 인구가 늘어나면 그에 따라 주택이 증가하고 교통 인프라, 문화·편의시설 등과 같은 각종 시설이 들어서면서 도시가 성장한다.
이 같은 도시의 성장 과정은 지금도 유효하다. 대표적인 곳은 경기도 평택이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 1기 가동을 시작으로 2기와 3기까지 반도체 시설이 확장되자 일자리를 찾아 평택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7만~8만명으로 추정되는 고용효과 덕에 평택시의 인구는 지난 2013년 44만2034명에서 올해 2월 기준 58만1524만명으로 10년만에 30% 넘게 증가했다. 어지간한 지방 도시 한 곳의 인구 정도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 안으로 인구 6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평택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평택도시공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경기주택도시공사(GH)·경기도 등과 함께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택지개발사업과 주택 건설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또 삼성전자 공장 인근에는 오피스텔, 주상복합, 음식점 등 늘어난 인구에 맞춰 다양한 용도의 건물들이 건설되고 있다.
특히 유입된 인구의 상당수가 젊은층이라 도시의 미래까지 긍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출산율 감소로 전국적으로 초등학생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평택의 초등학생은 2015년 2만7812명에서 2021년 3만2911명으로 대폭 늘었다.
반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도시는 서서히 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일자리를 늘리지 못하면 도시가 성장할 수 없고 사람이 도시를 떠나기 시작하면 도시는 쇠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울산 동구가 그 예다.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조선업 불황이 찾아오면서 현대중공업 협력사를 포함해 3만여 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한때 18만명을 바라보던 인구는 15만명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고, 산업연구원의 지방소멸 위험도 조사에서 울산 구·군 가운데 유일하게 ‘소멸위기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최근 선박 수주량이 늘면서 조선업이 호황기를 맞이했지만 울산 동구에는 과거처럼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는다. 일감이 있음에도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외국인 노동자를 대거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조선업의 열악한 처우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더 이상 조선업이 매력적인 일자리가 아니라서다.
동구라는 도시의 미래를 위해서는 조선업 외에 대규모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산업 유치가 필요하다. 그 열쇠로 울산시가 추진 중인 ‘미래 자동차 부품 집적 산업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울산시는 동구 일원에 72만㎡ 규모 수준의 친환경 미래차 부품 업체가 들어서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2024년까지 산단 지정을 승인하고 보상을 거쳐 오는 2027년 12월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등 친환경 미래차의 원활한 생산을 위해서는 기존 부품 업체들이 공장을 증설하거나 새로운 부품 업체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추진 중인 동구의 산업단지는 현대자동차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10~20분 이내에 운송이 가능해 최적의 장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기차는 매년 급성장 중인 미래 핵심 산업이다.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내연기관차 생산 및 판매를 완전 중단하고 전기차로의 전환을 공표했고, 전기차 생산기반 구축을 위해 수십조 원의 투자도 본격화하는 등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동구가 성공적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한다면 이 시대적 흐름에 편승할 수 있다. 그러면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몰려들어 도시가 발전하는 선순환이 다시 일어나 조선업 호황으로 누렸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강동효 울산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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