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 시민과 함께 대박 나는 동행축제를 기대하며
겨우내 동천변에 삼삼오오 무리지어 노닐던 떼까마귀가 봄바람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대신 온통 초록으로 뒤덮인 대지 위에 빨강, 보라, 노랑, 주황 등 형형색색의 야생화들이 자태를 뽐내며 희망의 기지개를 켠다. 마스크를 벗고 봄 내음을 폐부 깊숙이 들이키니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
새 봄과 함께 지난 3년여간의 코로나19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코로나 이전 같지는 않지만 일상회복으로 각종 축제들이 속속 재개되면서 나들이객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봄 기운을 만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축제장을 찾아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마냥 즐거울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가장 잔인한 시기를 보냈던 것 같다. 지루하리만큼 길었던 코로나19와 연이은 3고(물가·금리·환율)의 타격으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은 여전히 불황의 늪에 허우적거리는 처지다.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특단의 조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돕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5월 한달간 동행축제를 개최한다. 지난 3월말 대통령 주재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활력제고 방안’이 논의되었다. 핵심은 기존의 동행축제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전통시장의 소비와 판촉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해서 ‘함께하면 대박 나는 場’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금년에는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한민국 동행축제’를 5월에 조기 개최한다. 9월 ‘황금녘 동행축제’, 12월 ‘눈꽃 동행축제’까지 연 3회 릴레이로 개최해서 연중 소비촉진의 열기가 지속되도록 할 예정이다. 민간기업과 관계부처, 지자체가 원팀이 되어 온·오프라인 할인, 지역축제·행사, 해외마켓 연계 등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들도 풍성하게 펼쳐진다. 이를 통해 작년 매출 1.5조원의 2배인 3조원 매출성과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울산도 지역의 대표축제인 ‘울산고래축제(5.11~14)’와 연계한 ‘봄빛 동행축제’를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일원에서 나흘간 개최한다. 행사장에 마련된 특별판매장에는 지역 청년상인과 전통시장·소상공인 24팀이 참가한다. 언양 미나리주스, 십리대숲 대나무를 활용한 죽통어묵, 향유고래와 십리대숲향 디퓨저 등 울산지역 로컬자원을 활용한 특색있는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현장에서 릴레이 라이브커머스 방송도 실시해 온라인 홍보판매도 돕는다. 이 외에도 장생이 수상쇼와 불꽃쇼, 고래 퍼레이드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매일 열린다.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봄날 잊지 못할 추억의 시간과 공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비촉진을 위해 동행축제 시기에 맞춰 온누리상품권 특별 할인판매도 진행하고 있다(할인율 10%, 구매한도 지류 월 100만원, 카드·모바일 월 150만원). 온누리상품권을 할인구매해 축제장에서 물품을 구입하면, 훨씬 저렴하게 착한소비가 가능하다. 울산지방청은 9월 ‘황금녘 동행축제’와 12월 ‘눈꽃 동행축제’도 지역축제와 연계 개최해 소비진작과 지역경제 살리기에 매진할 계획이다.
코로나 펜데믹은 수그러들었지만 지역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 대부분은 여전히 어려운 경제상황과 매출감소 등의 불안감으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에 애간장이 탄다. 특히,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비약적으로 덩치를 키운 온라인쇼핑과의 경쟁을 최대 애로로 호소하고 있다. 분명 디지털이 빠르고 편리하지만 한 번씩은 아날로그적으로 여유와 감성을 가지고 주변을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회가 정한 기준을 무조건 따르기보다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노멀크러시(Normalcrush) 같은 감성 말이다.
계절의 여왕 5월에는 중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초록빛 활력을 되찾도록 울산 시민들의 따뜻한 동행을 기대해 본다. 모쪼록 많은 시민들이 ‘울산고래축제’ 속에 함께 둥지를 튼 ‘동행축제’ 장을 찾아 청년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함께’의 가치를 나누는 소중한 경험을 해보길 권해 드린다.
이종택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