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식 참석 위해 여야 광주 총집결
2023-05-19 이형중
우선 국민의힘은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을 2년 연속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대거 참석시키면서 호남 구애에 진력했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 90여명은 18일 기차로 광주를 찾았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다. 이들은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민주화 운동 및 진보 진영의 상징곡으로 여겨지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과거 보수 정권 시절 합창이 맞는지, 제창이 맞는지를 놓고 논란까지 빚은 바 있지만, 국민의힘은 2년 연속으로 제창에 동참하면서 호남에 적극적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도부는 호남 경제 발전을 위한 지원 약속을 쏟아냈다.
김기현 대표는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뜻)를 언급하면서 “호남이 보다 살기 좋은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고 했다.
특히 김 대표는 “오월 정신 앞에 정치가 있을 수 없다. 민주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특정인이나 특정 그룹의 정치적 전유물로 여겨서도 안 될 것”이라며 “이것은 민주 영령들의 희생을 오도하는 것이며, 광주와 호남 시민들에 대한 도리도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광주 미래차 산업단지 조성, 광주 군공항 이전, 대구~광주 달빛고속철도 건설 등 초대형 사업의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광온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텃밭인 광주에 내려와 5·18 전야제 민주평화대행진에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에도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곳은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 국민들이 목숨 바쳐서 투쟁한 현장이기도 하다. 국민들이 맡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라는 총칼로 우리 국민들의 목숨을 빼앗고 상처 입히고 국민들의 삶을 파괴했던 국가폭력의 현장이기도 하다”면서 “이 국가 폭력의 책임이 있는 정부·여당은 말로만 반성하고 추념하고 기념할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서 페이스북에서 “사죄와 반성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라며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망언을 일삼은 정부여당 측 인사들에 대한 엄정한 조치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청년 정치인들과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을 함께 참배한 뒤 만찬 간담회를 하면서 당에 대한 평가와 쇄신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정의당 의원들도 전날 전야제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 기념식을 찾았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여당이 5·18 정신 계승과 국민 통합을 원한다면 망언을 숨기고 발뺌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광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