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준 前 울산공동모금회 회장...60여년 봉사 인생, 한권의 책으로

2023-05-22     전상헌 기자

“주변에서 힘과 도움을 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항상 봉사하며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한시준 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미수(米壽)를 한 해 앞두고 자신이 살아온 삶의 흔적을 남기고자 빛바랜 기록과 사진을 모아 회고록 <인생 87년 奉仕(봉사)와 나눔의 삶>(사진)을 펴냈다.

<인생 87년 봉사와 나눔의 삶>에는 길고 긴 그의 60여년의 봉사 인생이 잘 정리돼 있다. ‘의사 생활 61년’ ‘로타리 생활 51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동창회’ ‘종친회’ ‘장학재단’ ‘가족사’ 등으로 수록했다.

회고록에 나온 다양한 그의 직함만 보더라도 일생에서 봉사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을 정도다. 정형외과 전문의, 울산시의사회 회장, 울산공동모금회 회장, 국제로타리 3720지구 총재 등이다.

한 전 회장은 일제 강점기, 6·25 전쟁, 4·19 혁명, 5·16 쿠데타 등 우리나라의 굵직굵직한 사건을 모두 겪은 세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격동의 시대를 거쳤기에 자신이 아닌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회고했다.

1962년 의대를 졸업하고 군의관으로 병역을 해결한 그는 부산대 정형외과에서 정식 보직도 없이 근무하며 정형외과 전문의 자격고시에 한 번에 붙었다. 대학병원에서 교수로 남을지, 병원을 개업할지 고민 끝에 고향인 울산에 정형외과 1호 병원을 차리며 지역 사회 의료봉사의 첫발을 내디뎠다.

한 전 회장은 “당시에는 정형외과의 개념이 없어 미용성형으로 오해한 환자도 자주 찾아왔다. 울산대 전신인 울산공과대학 차량 사고로 학생·직원이 많이 다쳤을 때 밤새워 치료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로타리 총재로 남에게 봉사하고 클럽을 발전시키도록 권장한 표창 프로그램에 도전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회원과 함께 세계 사회봉사 사업 등에도 적극 참여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수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행파장학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울산공동모금회 회장으로 기부문화 저변 확대와 소중한 성금이 소외계층에 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주변 지인들의 요청에도 회고록 출판 기념회를 열지 않고 그 비용으로 휠체어를 구입해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 모두 상대방의 입장으로 생각하며 자기 욕심을 버리고 남을 배려할 때 사랑을 베푸는 아름다운 사회가 만들어진다”며 “인생 마지막 순간까지 봉사하며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