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송정지구 외부관로·상부도로 공사 재개 움직임

2023-05-22     신동섭 기자

2년째 표류 중인 울산 북구 송정지구 외부관로 및 상부도로(소 1-142호선) 개설 공사(이하 외부관로 개설 사업) 재개를 위해 주민들과 북구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이례적으로 중재를 요청해 결과가 주목된다. 주민들이 근본적인 대책 없는 행정의 약속 번복 등을 이유로 공사 재개에 반발하고 나서자 북구가 사업의 시급성과 공사비 증액 문제 등을 들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1일 북구에 따르면 창평동 1232-99 일원에 조성되는 외부관로 개설 사업에 대해 지난 3월 말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고충민원’을 신청하고 현재 중재를 기다리고 있다.

외부관로 개설 사업은 당초 2020년부터 2022년 초까지 35억원의 예산을 투입, 송정택지지구 내 재해예방을 위해 우수유역을 분리하고 상부공간에 도로를 개설하는 사업으로, 송정동과 창평동 일원에 길이 360m, 폭 10m의 도로를 새로 개설하고 하단부에 2.5m×2.5m 규모의 우수암거를 설치한다.

하지만 창평천 인근 원지마을 주민들이 북구의 외부관로 개설사업과 관련, 호우 시 송정지구 우수가 우수암거를 통해 창평천으로 합류한다는 사실을 지난해 뒤늦게 확인하고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창평천이 지속적인 퇴적과 허술한 제방 시설 등으로 기존 박상진 호수공원 방류량도 처리하기 힘든 소형하천인데다 창평천 하류 동천강의 역류현상이 자주 일어나 수위 상승 시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범람의 위험이 크다는 이유다.

이에 북구는 창평천 하류 부분에 낙차공 철거 등 하도를 정비하고 수리 및 2022 하천기본계획 검토, 홍수위 시 수위가 11㎝ 이상 증가하지 않는 등의 이유를 들어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대로 공사가 중단된다면 기존 설치된 배수시설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수재해시 송정지구가 물난리를 겪을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 주민들이 요구하는 우수암거를 동천강까지 연장하는 방안과, 우수암거 배수구를 송정교 뒤쪽에 설치하는 방안은 현재 예산 총액의 수배가 드는 등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이라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원지마을 주민 등은 북구와 LH가 송정지구 조성 당시 배수장 설치와 우수관로 설치를 동시에 추진했으면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지적하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 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성환(73) 원지마을 총무는 “북구청이 지난해 주민설명회 당시 약속한 공사 중단 약속을 번복하고 있다”며 “석축 제방 조성 등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 달라”고 강조했다.

북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주장하는 공사 중단 약속과 회의록은 사실무근이다”며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를 통해 주민, 북구청, LH 모두 서로 조금씩 양보해 원만히 사업을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신동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