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식해상풍력 지원콤플렉스 난관

2023-05-22     이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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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종합 지원 콤플렉스 조성 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실증 테스트베드의 위치 변경으로 실증시험센터 부지 이전이 맞물리면서 사업이 최소 3년 이상 지연되는 게 불가피해졌다.

21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1년부터 부유식 해상풍력 종합 지원 콤플렉스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당초 2024년까지 콤플렉스 내에 부유식 해상풍력 관련 연구소와 실증시험센터 등을 조성하고 연구 장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었다. 총 사업비는 국비 150억원, 시비 145억원 등 295억원이었다.

그러나 사업 기간이 절반 이상 지난 시점에서 연구소와 실증시험센터 조성은 첫삽도 뜨지 못했다. 집행된 예산은 일부 장비 구입비로, 2021~2022년 투입한 11억원이 전부다.

콤플렉스의 핵심 시설인 연구소와 실증시험센터 조성이 지연되면서 이미 확보한 장비는 사업 주관 기관인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의 울산본부 시험동 안에 보관 중이다.

사업이 지연되는 이유는 테스트베드의 위치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원래 시는 온산국가산업단지 안에 연구소와 실증시험센터를 구축하고 동해가스전 일원에 테스트베드를 조성키로 했다.

그러나 테스트베드의 위치 변경이 불가피해지면서 사업 역시 지연되고 있다. 테스트베드를 동해가스전 일원에 조성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 200㎿ 규모의 ‘동해1 해상풍력발전사업’이 선행돼야 한다. 앞서 한국석유공사와 한국동서발전, 에퀴노르는 2022년 착공해 2024년부터 해상풍력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사업이 지연되면서 시가 단독으로 테스트베드를 조성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게 된 시는 테스트베드의 위치를 정자항 해상 10㎞ 지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테스트베드의 위치가 달라지면 연구소와 실증시험센터의 위치 역시 바뀌게 된다. 이에 시는 정자항과 가까운 동구 고늘지구 내 시유지에 센터 등을 조성해 조선해양 관련 연구센터를 집적화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시는 테스트베드 등의 위치 변경을 포함한 사업 계획 변동 사유가 발생함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와 사업 기간 연장을 협의하고 있다. 시는 이를 통해 사업 종료 연도를 2027년으로 3년 연기한다는 계획이다.

종합 지원 콤플렉스 조성 사업이 지연되면서 선도 기술력 확보에 차질이 우려된다. 종합 지원 콤플렉스에서는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은 물론 블레이드, 타워 등 고정식 해상풍력 사업에도 활용 가능한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민선 8기의 부유식 해상풍력 ‘속도 조절’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지만 시는 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테스트베드 위치 변경으로 부득이하게 사업이 지연되는 것”이라며 “조속히 산업부와 협의를 마무리하고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