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활한 울산공업축제, 미래 울산의 지렛대 역할 하기를

2023-05-24     경상일보

울산공업축제가 35년만에 부활해 오는 6월1일부터 4일까지 태화강국가정원 남구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 울산시는 23일 울산공업축제 추진위원회를 열어 축제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축제의 백미는 1일 오후 4시부터 2시간10분 동안 공업탑~태화강국가정원 남구 둔치간 3㎞ 구간에서 진행되는 퍼레이드다. 퍼레이드는 기수단을 포함한 선두그룹, 울산사람들을 주제로 한 1그룹, 친환경 모빌리티 변천사를 나타내는 2그룹, 다양한 이웃들이 참여하는 3그룹, 석유화학이 중심인 4그룹, 선박과 자동차를 표현하는 5그룹 등으로 이뤄진다.

울산공업축제는 박정희 대통령이 1962년 1월 울산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한 후 1967년 남구 신정동에 공업탑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이후 울산공업축제는 울산시민들의 자부심이 됐고, 울산을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이끌어 올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러나 공업축제는 근로자 동원과 학생 수업결손 등 여러가지 문제로 1987년 20회 축제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민선 8기 울산시가 이번에 울산공업축제를 다시 부활시킨 것은 시민들을 화합시키고 울산의 공업도시 역사를 다시 쓰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 관계자는 “현재 50~60세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옛 공업축제의 추억을 소환하는 한편, 2030세대들까지 즐길 수 있도록 울산의 현재 모습과 미래 모습까지도 다같이 보여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두겸 시장은 한 방송에서 “우리 공업축제의 가장 중요한 것은 ‘울산 시민들의 축제’라는 것이다. 외지에서 안 오셔도 우리 시민들이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세기 동안 울산시민들이 한 고생을 생각하면 이번 공업축제는 김 시장의 말대로,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시민들에 대한 보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공업축제는 그냥 축제로만 끝나면 안된다. 특히 과거를 회상하면서 우리끼리 먹고 노는 자축성 축제로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35년만에 부활하는 공업축제가 오래 이어지려면 분명한 주제의식과 경제성, 개방성, 확장성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전 국토가 산업 현장이다. 4차 산업, AI, 반도체, 2차전지, 수소 등 확장 영역은 무한대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똑같은 레퍼토리에 확장성, 개방성이 없는 축제는 과거 지향적으로 흐르기 쉽다. 또 젊은 세대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35년만에 부활하는 공업축제가 ‘울산을 위대하게’ 하는 강력한 지렛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