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친환경선박 독주 속 中 저가공세 맹추격

2023-05-30     석현주 기자
HD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컨테이너선 기공에 착수하는 등 아직은 지역 조선업계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수주에 뛰어들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세계 2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가 발주한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의 첫 블록을 독(건조공간) 안에 넣는 기공식을 열었다.

메탄올 추진선은 현재 가장 주목받는 친환경 선박으로, 기존 벙커C유 대비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배출을 각각 99%, 80% 줄일 수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메탄올 추진선은 총 81척으로, 이중 HD한국조선해양이 43척을 수주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선급 ABS에 따르면 메탄올 추진 선박의 연평균 성장률은 2028년까지 17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세계 조선 시장도 친환경 선박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면서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의 메탄올 추진 대형 선박 등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한국이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는 메탄올 추진선 수주전에 중국이 한국보다 20%가량 낮은 가격을 내세워 속속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4위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 CMA CGM은 지난해 8월 중국 다롄 조선에 1만5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했다. 머스크도 최근 중국 양지장 조선과 8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계약 의향서(LOI)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조선사들은 조선업 초호황기를 맞아 한국 조선업체의 독이 향후 3년가량 차 있는 점을 이용해 짧은 인도 기간을 내세워 수주를 따내고 있다. 이에 조선업계가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