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문화재 5건에 1건꼴 흰개미 피해

2023-06-02     이형중
최근 서울 도심에서 목재를 갉아먹는 외래 흰개미가 발견되어 관계 당국이 비상에 걸린 가운데, 국가지정 목조 문화재의 흰개미 피해 또한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상헌(울산북구·사진)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흰개미 피해로 방제를 시행한 국가지정 목조 문화재는 조사 대상 78건 중 17건 , 피해율은 21.8%에 달했다.

최근 5년 간 피해를 본 문화재는 전체 조사 대상 369건 중 71건(19.2%)에 이르렀다. 목조 문화재 다섯 건 중 한 건 꼴로 흰개미가 출몰한 것이다.

흰개미는 나무로 만든 목조 건축물 속을 갉아먹어 ‘목재문화재 저승사자’ 라고도 불린다. 땅 속과 목재 내부로 이동하기 때문에 탐지가 쉽지 않아 상시 거주자도 피해 상황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전문 조사기관에 의해서만 피해 확인이 가능하다.

흰개미는 주변 건물까지 삽시간에 확산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적기 방제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방충사업은 현행법 상 문화재 수리에 해당되어 현장에서 즉시 조치가 어렵고 사업 시행 전 설계 및 시공이 필요하다. 때문에 당해연도 즉시 예산 집행이 가능하도록 긴급보수사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상헌 의원은 “기후 상승 등 환경 변화로 문화재 내 흰개미 유입이 증가했고 얼마 전 하루 아침에 목조 건물을 붕괴시킨다는 외래 흰개미까지 발견되면서 문화재 보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면서 “흰개미 피해 확인 즉시 예산집행이 가능하도록 긴급 보수사업 지원을 확대해 귀중한 문화유산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