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권형 혁신위’ 가닥

2023-06-05     김두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당 혁신위를 외부 인사에 맡기고 쇄신과 관련한 전권을 위임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은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는 이달 중순 혁신위 출범을 목표로 외부 인사를 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위 콘셉트는 모든 권한을 위임받는 ‘전권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당 쇄신을 주제로 한 의원총회에서 전당대회 투명성과 민주성을 강화하는 정치혁신 방안을 준비하기 위해 당 차원 혁신기구를 만들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2021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논란’ 등 잇단 악재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당 쇄신 목소리가 분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신위 운을 띄우긴 했지만, 기구 성격과 위원장 인선 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면서 좀처럼 진척이 없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지도부가 당 쇄신과 관련한 전권을 혁신기구에 위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선출직 지도부의 고유 권한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등 계파 간 대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전권형 혁신위’로 비명계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내년 총선 공천룰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지도부가 혁신위에 어떤 권한을 위임할 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또 현실적으로 마땅한 외부 인사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지도부 고민이다. 혁신 이미지에다 강력한 리더십과 인지도를 한꺼번에 갖춘 인물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도 야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