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사정 고려안해” 청년도약계좌 불만

2023-06-07     권지혜
5년간 매월 70만원씩 적금을 넣으면 5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해주는 청년도약계좌 출시를 앞두고 청년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해 청년희망적금을 든 경우 중복 가입이 어렵고, 5년 동안 매달 70만원씩 납입해야 한다는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12개 은행은 8일 오전 10시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청년도약계좌 금리를 1차 게시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1차 사전 공시를 통해 금리 비교·조정 과정 등을 거쳐 12일 최종 금리를 발표한다.

청년도약계좌의 가입자격은 개인소득이 6000만원 이하이면서 동시에 가구소득이 중위 180%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다. 금융당국은 청년도약계좌 출시 초기 청년 약 300만명이 가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도약계좌 출시를 앞두고 청년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지난해 같은 목적으로 출시된 청년희망적금과 중복으로 가입할 수 없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기 위해 청년희망적금을 중도해지할 순 없지않냐”고 비판했다.

정부는 5년만에 5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5000만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5년간 매달 70만원을 납입해야 하는 만큼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한모(30)씨는 “월급이 200만원을 겨우 넘는데 5년간 매달 70만원을 어떻게 저축하냐. 매달 50만원씩 2년간 넣는 청년희망적금도 감당하기 힘들어 중도해지했다”며 “청년들의 현재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인거 같다”고 불만을 표했다.

실제로 출시 당시 286만8000명이 가입했던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45만4000명이 감소한 241만4000명 만이 적금을 유지하고 있었다. 즉, 청년희망적금 가입자의 15%가 해지한 것이다.

직장인 이모(29)씨는 “최근 고물가,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청년들 사이에서 무지출 챌린지가 큰 인기다. 이런 상황에서 5년간 매달 70만원을 납입할 수 있는 청년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5년동안 돈이 묶여있다는 점도 별로인거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청년도약계좌 점검 보고서에서 “만기까지 계좌 유지 여부가 이번 사업 성과를 가늠하는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