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청 연대·정부지원으로 이중구조(노동시장) 해소”

2023-06-08     차형석 기자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는 원·하청의 자율적인 상생과 연대를 기초로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야 가능합니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해소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7일 울산 남구 부곡동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를 방문해 간담회를 열었다.

권 차관은 이날 원·하청 근로복지 격차 해소와 관련한 현장 간담회에서 노동개혁은 ‘노사 법치주의’의 토대 위에서 약자를 보호하는 게 핵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중구조 문제는 노동시장의 법·제도와 의식·관행, 원하청 간 생산성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다각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며 “노동조합법 개정이 해답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은 기업 규모와 고용 형태, 노조 유무 등에 따라 임금 수준 및 기업복지 혜택 등에 큰 차이가 발생하고 그 격차가 IMF 이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7월22일 노사 합의로 타결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사태를 통해 이중구조 문제가 노동개혁 과제로 급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조선업종에서 첫 체결한 상생협약의 현장 이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간담회가 열린 SK이노베이션은 원·하청 복지 격차 해소에 나선 사업장이다. 지난 2017년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기본급의 1%를 기부하고 회사가 동일 금액을 매칭해 ‘1% 행복나눔기금’을 조성했다.

기금(145억원)은 74개 협력사 근로자의 명절 상여금 지급 등에 사용하고 있다. 또 공동근로복지기금(33억원)에도 출연해 21개 협력사 근로자의 단체상해보험 가입 및 온누리상품권 지급 등 복지 증진에 활용하고 있다.

간담회에서는 1% 행복나눔기금 및 공동근로복지기금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선 복지 격차 축소가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아울러 근로복지 격차 해소를 위한 공동근로복지기금 등 원·하청 상생기금 지원 확대 요청, 수혜대상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을 건의했다.

권 차관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와 노동시장 약자 보호는 노동개혁의 핵심”이라며 “이는 노동조합법 몇 개 조항을 바꾸어서 해결할 수 없고, 원·하청의 자율적인 상생과 연대를 기초로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과 같이 원·하청의 자율적인 상생 사례가 타 기업에도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