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댐 물공급 지지부진에 울산, 자체수원 개발 박차

2023-06-08     이춘봉
경북 청도 운문댐의 수원을 울산으로 공급하는 작업이 답보 상태에 빠진 가운데, 울산시가 대체 수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운문댐 용수를 제외하더라도 자급이 가능한 수준의 용수를 추가로 발굴한다는 계획인데, 수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사업비를 확보하는 게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월부터 내년 5월까지 ‘울산시 맑은 물 확보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사는 앞서 한국수자원공사와 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이 진행한 용역을 통해 확보한 수원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현황 파악을 마무리했다. 이어 소규모댐 건설, 회야댐 승고를 통한 담수 용량 확대, 해수 담수화 시설 조성 등 가능한 수원 방안을 하나씩 모색한다.

이번 용역의 목표는 하루 최소 8만9000t의 자체 수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운문댐에서 확보할 수 있는 용수 7만t과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한 수문 설치로 추가 감소하는 사연댐 용수 감소량 1만9000t을 더한 규모다.

시는 운문댐 수원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낙동강 용수를 공급받지 않도록 용역을 통해 자체 수원을 최대한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용역사는 각종 방안을 토대로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는 회야댐 제방의 높이를 높이는 작업에 대한 검토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진행 수순을 밟는다.

관건은 수천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비 조달 방안 마련이다. 대체 수원 확보를 위한 해법을 발굴하더라도 이를 실행에 옮길 재원 마련에 실패한다면 용역을 진행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실시한 한국수자원공사의 용역에서는 소규모댐을 개설할 경우 용수 1만t을 확보할 때 대략 1000억원가량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댐 개설로 하루 8만9000t의 용수를 확보하려면 9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의미다.

해수 담수화 시설 조성의 경우 부산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의 전례를 보면 10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기장 해수 담수화 시설은 하루 4만5000t의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데, 총 사업비는 국비 386억원, 지방비 425억원, 민자 444억원 등 총 1255억원이 들어갔다. 결국 시의 의도대로 8만9000t에 달하는 수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천억원 이상의 사업비 소요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지자체의 자체 수원 확보 관련 사업비는 국비 지원 없이 전액 시비로 충당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막대한 재원 조달이 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시는 봉화 소규모댐 조성 사업 등 자체 수원 확보에 국비가 투입된 사례를 파악해 시비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봉화 소규모댐은 하류 지역의 침수 방지라는 목적을 앞세워 총 사업비 536억원 중 90%를 국비로 지원받아 조성 중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다양한 사례를 검토해 국비를 지원받아 시비 투입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용역에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