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공관위, 중진 험지출마 방침 굳혀
당대표급·광역단체장 출신
김기현 전 시장 등 7~8명선
험지 거부땐 컷오프 예고
박맹우 의원 적용대상 안돼
홍준표·김태호 “고향 출마”
4·15 총선과 관련,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김형오)는 10일 전체 회의를 열고 당 대표급 및 광역시도지사 출신 중진들의 ‘험지 출마’ 방침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공천관리위와 당 핵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전체회의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험지 출마 대상자는 △당지도부와 공관위의 권유에 의해 이미 수도권 출마를 밝힌 김병준 전 대표를 비롯해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유정복·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기현 전 울산시장 등 7~8명 선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공천관리위 회의를 마친 뒤 익명을 요구하며 “전 당 대표급과 광역시도지사 출신 중진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언던 게 사실”이라면서 “당 공관위가 추천한 지역구 출마를 타진하기 위해 (공관위원장과 위원들이) 물밑에서 차례로 접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공관위는 이들이 ‘험지 출마’를 거부할 경우 컷오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만일 공관위가 이들에 대해 추천 지역구를 선정한 뒤 당사자들이 거부하게 될 경우엔 사실상 ‘컷오프’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기류가 있다”면서 “공천관리위가 추천한 지역구에 대해 이미 여론조사 등 종합적인 시뮬레이션을 거친 지역구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앞서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지난 9일 이들의 사무실을 직접 찾아 험지 출마를 재차 권유하면서 험지 출마를 하지 않으면 공천을 주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선거운동도 열심히 해왔고 지역민과의 관계도 있어 당장 결정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시간이 많지는 않다. 오늘내일 안에 현명한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는 이미 수차례 당을 위한 희생을 해왔다며 재차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지난 25년간 흔들림 없이 이 당을 지켜왔고 당을 위해 수 없는 희생적 결단을 해왔다”며 “고향 출마 한 번쯤은 해도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며 다시금 ‘고향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 전 지사도 페이스북에 자신이 여러 차례 당을 위해 희생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거부 의사를 전했다.
한편 “울산 남구을 박맹우 의원도 광역시도지사 출신 아닌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은 이미 시장에서 국회에 입성한지 6~7년이 지난 데다 현재 남구을에서 재선을 한 상황이기 때문에 직전 시도지사와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건 맞지 않다”고 전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