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울산 월세거래 ‘전세의 두배’로 급증

2023-06-09     석현주 기자
최근 대출 금리가 크게 내렸지만 울산지역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거래량이 전세거래의 두 배 수준까지 치솟으며,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8일 법원 부동산등기광장에 따르면 5월 울산 주택 월세 거래량은 2403건으로, 전세 거래량(1173건)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월세계약이 전체 전월세 거래(3576건)의 67.2%를 차지했다. 임대차 계약 가운데 3건 중 2건이 월세 계약인 셈이다.

울산은 2021년 1년간 월세 비중이 48.0%로, 전체 임대차 계약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전세계약이었다.

2021년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월세비중이 49.1%로 전세 거래가 더 많았지만, 작년 1월 월세 비중이 50.6%로 올라서며, 역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17개월 연속 월세 비중이 더 많은 수준을 유지했고, 올해 2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그동안 2월 61.6%, 3월 60.4%, 4월 61.0% 등으로 60%대 초반을 유지했지만, 지난달부터는 무서운 속도로 월세 거래량이 증가했다. 전세 비중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진 것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속에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전세의 위상이 쪼그라드는 등 전세 시장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울산의 아파트 전세 물량은 3322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2235건)보다 48.6%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가 줄을 섰는데 1년도 안 돼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젠 보증금을 절반으로 낮춰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역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 입주가 예정된 인근 지역 위주로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하반기 이후에는 2년 전 고점에서 계약된 물건의 재계약이 이뤄지며 역전세난이 더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보증금 반환 문제로 전세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