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수처리장 마약류 검출, 단속 고삐 옥죄야

2023-06-09     경상일보

지난 3년간 울산을 포함해 전국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필로폰(메스암페타민), 암페타민, 엑스터시(MDMA) 같은 불법마약류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울산은 특히 타 지역보다 암페타민이 높게 검출됐다. 강우나 생활하수 등으로 유입된 하수처리장의 하수에서 마약류가 다량 검출됐다는 것이다. 울산지역도 필로폰, 엑스터시 등과 같은 마약류 무풍지대가 아님을 보여주는 중요한 데이터다. 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검찰과 경찰 등 관계기관들은 마약류 단속의 고삐를 바짝 옥죄야 할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3년간 전국 하수처리장의 하수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를 분석한 결과 울산 4개 전 하수처리장에서도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중 울산 남구와 중구지역 생활 하수와 공장 폐수 등을 수집·처리하는 용연 하수처리장에서는 필로폰이 검출됐다. 식약처는 지난 3년간 울산의 인구 1000명당 1일 평균 필로폰 사용 추정량은 11.12㎎로 분석했다. 특히 암페타민 추정 사용량은 5.69㎎로 전국 지자체 중 5번째로 높았다. 엑스터시도 소량 검출됐다.

필로폰은 빠른 중독성과 함께 심한 금단현상으로 인해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강한 중독성 물질이다. 암페타민은 인체 내에서 매우 강력한 중추신경 흥분작용을 일으키는 합성화합 물질이다. 이런 마약류가 지역사회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는 신호음이 생활하수를 통해 드러나 여간 염려스운게 아니다. 암페타민 등은 약물 남용 시 조현병(정신분열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울산지역은 최근 마약류 검거 사범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울산경찰에 적발된 마약사범은 총 302명으로 전년보다 33.9% 증가했다. 이중 10~20대 마약사범은 100명으로 전년보다 44.9% 급증했다. 올해는 마약사범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올해 1분기 마약사범은 72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63.6% 급증했다. 특히 10~20대의 청소년들의 마약사범 비중은 2017년 15.8%에서 2022년 34.2%로 5년 사이에 2.4배 뜀박질 했다.

검찰과 경찰 등 관계당국은 위험신호가 높아진 만큼 마약류가 더 이상 지역사회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각급 학교 주변 취약지역에 대한 지도점검과 예방 활동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마약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사전예방 교육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건강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교내 마약류 예방교육의 강도를 높여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