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역 정류장 앞 위험천만 4차선도로

2023-06-09     강민형 기자
태화강역 정류장 앞 4차선 도로에 보행자와 차량이 얽히면서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 인명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신호등 설치 요구가 잇따르는데, 정작 신호등을 설치할 근거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태화강역 앞 4차선 도로. 줄지어 설치된 정류장 앞으로 수십 대의 버스가 쉼 없이 지나다녔다.

이런 가운데 길을 건너기 위한 보행자와 통행하는 버스가 4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도록 마련된 도보 위에서 뒤섞이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멀리서 오는 버스를 피해 뛰거나 정류장에서 출발하려던 버스가 도보를 건너오는 시민을 보고 급하게 멈춰 서는 등 아찔한 모습도 연출됐다.

대부분의 버스가 속도를 줄여 도보 구간에 진입했지만 주변에 속도 제한 표시가 없어 초행인 일반 승용차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해당 구간은 태화강역을 진입하기 위해 보행자들이 주로 지나다니는 길목이다. 버스 환승도 맞물려 보행자들의 통행이 잦다.

윤용계(74·중구 태화동)씨는 “바닥에 횡단보도를 알리는 흰색 페인트가 칠해지지 않아 횡단보도가 눈에 잘 안 띄고 보도에 단차가 있어 대형 차량에서 보행자를 잘 볼 수 없어 위험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행자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22일께 출근길에 버스 환승을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가 버스에 치여 중태에 빠진 뒤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는 사고도 벌어졌다.

사고자 가족은 “사고 후에도 달라진 점이 없다”면서 “별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시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민들은 4차선 도로에 신호등이 없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신호등 설치 근거가 없어 즉각적인 보행 환경 개선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규정상 횡단보도는 흰색 페인트로 횡단보도 표시를 한 것을 의미한다. 반면 해당 구간은 보도블록으로 조성돼 있어 규정상 인도에 포함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관리주체가 철도관리공단이다 보니 정확한 현황 파악이 어렵다”며 “시민 안전 등 불편사항 개선을 위해 9일 관계 기관 등이 모여 실무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