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그린 스타트업 혁신타운’ 경남에 밀려 탈락
울산시가 청년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추진한 그린 스타트업 혁신타운 조성 사업이 경남에 밀려 공모에서 탈락하면서 좌절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까지만 공모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변경하고 사업을 내년까지 연장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됨에 따라 재도전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시는 중기부가 실시한 스타트업 혁신타운 조성 공모에서 탈락했다고 8일 밝혔다.
중기부는 지난 2020년부터 스타트업 파크, 지식산업센터, 메이커스페이스 등 기존 창업 지원 인프라들이 하나의 클러스터를 이룰 수 있도록 집적된 복합 허브센터를 건립·지원하는 스타트업 혁신타운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시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친환경 스타트업 육성을 기조로 하는 ‘그린 스타트업 혁신타운’으로 올해 공모에 도전했다.
시를 포함해 총 5개의 지자체가 신청했다. 시는 경남·전북과 함께 우선 선정 지자체에 포함돼 현장 평가까지 실시했지만 경쟁에서 탈락했다.
현장 평가 이전부터 탈락 분위기는 감지됐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도시재생 G-그린 디지털 스퀘어’라는 사업명 아래 항공우주·항노화 산업 등을 특화 분야로 내세운 경남이 지역 정치권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이미 선점했다는 것이다.
이번 공모 탈락으로 울산은 전국 광역시 가운데 스타트업 혁신타운이나 혁신파크가 없는 유일한 지자체로 남게 됐다.
그나마 중기부가 올해 공모를 종료한다는 방침을 전환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부는 올해까지 한시 사업으로 스타트업 혁신타운·혁신파크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전국 비수도권 지자체들의 참여 열기와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사업을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현장 평가를 위해 울산을 방문한 중기부 관계자가 시에 내년 공모 신청 의사를 묻기도 하는 등 내년 공모 지속 가능성은 높다.
시는 중기부가 실시한 수요 조사에서 내년도에도 사업이 이어지면 신청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시는 중기부가 이달 중으로 공식 예비 공모를 실시해 적합 지자체를 선정한 뒤 선정된 지자체를 대상으로 내년 공모 신청 자격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주력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따른 친환경 기조를 바탕으로,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선정될 경우 이차전지까지 추가해 사업의 당위성을 높이기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내년 종하 이노베이션센터가 문을 열면 우선 스타트업 창업의 중심지로 조성한 뒤 그린 스타트업 혁신타운 공모 사업으로 연결할 계획”이라며 “중기부가 사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면밀히 준비해 내년 공모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