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난치암 치료 상용화 예산, 국민건강 차원에서 생각해야

2023-06-13     경상일보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멀티오믹스 기반 난치암 정밀 진단 및 치료 기술 상용화 기술 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울산시가 국비를 신청했으나 과기부에서 전액 삭감된 것이다. 시는 오는 14일 마지막 추가 심의를 요청해놓고 있으나 심의 결과는 불투명한 상태다.

울산시가 온 힘을 다해 미래산업으로 추진해온 사업이 이유도 모른채 삭감될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은 울산시들에게도 충격이다. 또 암 치료를 바라는 전 국민에게도 큰 절망을 줄 것이 확실하다. 아직 마지막 심의가 남았다고 하니 시와 정치권은 합심해 과기부를 적극 설득해야 할 것이다.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난치암 정밀 진단·치료 기술 상용화 사업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울산만 할 수 있는 독보적인 프로젝트다. 왜냐하면 UNIST가 독자적으로 울산시민 만명의 게놈 정보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시와 UNIST는 이 게놈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 맞춤형 난치암 예측 진단 및 치료 서비스 상용화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산업부를 무사히 통과하고 난 뒤 과기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산업부는 이 사업에 공감하면서 45억원을 편성했으나 과기부는 1~3차 심의에서 계속 삭감으로 일관했다.

난치암 치료 상용화는 울산시 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사업이다. 지금도 많은 국민들은 암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시와 UNIST는 한림대병원·을지대병원, 제약 바이오기업 등과 협력해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 동안 난치암 치료 상용화 사업을 추진해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참이었다. 울산시와 UNIST가 한국인에게 자주 생기는 혈액암과 위암을 타겟으로 삼은 것도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함이었다.

앞서 UNIST는 지난 2021년 4월 ‘울산 만 명 게놈 프로젝트’ 완료를 선언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16년 시작해 건강인 4700명, 질환자 5300명 등 한국인 1만44명의 게놈정보를 수집해 해독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게놈 데이터의 활용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난치암 진단·치료 상용화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암을 최대한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되고, 실질적으로 암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난치암 진단·치료 상용화 사업은 여느 사업과 달리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돼 있는 사안이다. 과기부도 무턱대고 예산을 깍으려고만 하지 말고 어떤 예산이 실질적으로 국민들에게 필요한지를 살펴보고 살릴 것은 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