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태풍위원회 울산회의, 태풍피해 저감기술 공유 터전 되길

2023-06-14     경상일보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울산시가 13일 롯데호텔울산에서 ‘제18회 유엔 태풍위원회 방재분과 연례회의’ 개회식을 열고 16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회의는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에 공동 대응하는 차원에서 열리는 것으로, 회원들은 재난 위험 저감 기술을 공유하게 된다. 특히 이번 회의는 최근 엘리뇨 등 이상기후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개최돼 비상한 관심을 끈다.

유엔 태풍위원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교류 및 공동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와 세계기상기구(WMO)가 1968년 공동 설립했다. 이후 재해 예방 인식이 강화되면서 2005년 방재분과가 신설됐다.

울산은 매년 역대급 태풍피해를 입는 곳 중의 하나다. 최근에만 해도 울산에서는 중심부 기압 기준 역대 10위 이내인 ‘마이삭(2020년)’ ‘하이선(2020년)’ ‘힌남노(2022년)’가 지나갔다. 그 전에도 많은 태풍들이 지나갔는데 그 중에서도 지난 2016년 울산을 강타했던 태풍 차바는 한 도시를 통째로 침수시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냈다. 지금도 그 상처는 후유증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 태풍은 울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피해를 입힌다. 지난해 8월에는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겨 3명이나 목숨을 잃었고, 서울 신림동에서는 반지하 주택에 살던 가족이 참변을 당했다. 울산은 올해도 태풍 등 기상이변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6~8월 울산·부산·경남 등은 평년보다 기온이 비슷하거나 높고, 특히 7월에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엘니뇨 등으로 북태평양, 인도양, 중태평양의 바다 온도가 오르면서 강한 태풍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엘니뇨 시기에는 기존 태풍의 강도가 배가될 수 있어 더욱 긴장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번 태풍위원회 방재분과 회의는 ‘재난 위험 저감의 미래 :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기술 활용’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이 회의에는 아시아 ·태평양 주변 11개 회원국과 아태경제사회이사회, 세계기상기구, 아시아 재해경감센터(ADRC), 태풍위원회 사무국(TCS) 등 40여명의 국제기구 대표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다.

태풍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태풍이 초래하는 피해는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저감할 수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각국이 경험·정책·기술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태풍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