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헌 경찰조사, 야권 당혹속 주시

2023-06-14     김두수 기자
자료사진

울산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상헌(북·사진) 국회의원의 경찰수사가 지역정가에 파장을 낳고 있다.

이재명 당지도부와 박광온 원내지도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지도부 체제에서 당대표 관련 각종 의혹에서부터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사건,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 코인의혹 사건 등이 얼룩진 상황에서 이상헌 의원의 경찰조사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당혹해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험지’인 영남권 가운데 울산 북구에서 재선에 성공한데 이어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유력 후보군에 올라 있어 야당 내부에선 이 의원의 향후 추이에 더욱 민감한 기색이 엿보인다. 더구나 지역정가에서는 총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상황에서 현역의원에 대한 경찰수사 자체만으로도 정치적으로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조사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품 연루 의혹에 대해선 펄쩍 뛰며 “단 한푼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현재)국회보좌관이 상세한 내용을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 이선호)도 이 의원의 경찰조사 소식을 접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5년 전 소문이 지금에 와서 논란이 일어난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의아함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내년 4월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에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도 읽힌다.

이와 관련, 이 시당위원장은 “5년 전인 2018년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전후 일부 ‘소문’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정리된 줄 알았다. 지금에 와서 불거진 것에 당혹스럽다”면서 “조직위원장들은 물론 당원들도 (이상헌의원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동시에 말끔히 정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이상헌 의원으로부터 상황보고를 받고 “이 의원을 신뢰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회 대정부질문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이른 아침 국회에서 박광온 원내대표를 만나 ‘상세보고’를 했다”면서 “박 원내대표는 경찰조사 사실과 전후 사실을 들은 뒤 ‘충분히 알겠다’ ‘이상헌 의원을 믿는다’고 말했다”고 했다.

한편 울산경찰청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구의원 공천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을 받는 이상헌 의원을 수사 중이다.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울산청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2018년 6월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북구의회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선거캠프 핵심 관계자를 통해 A씨에게서 5000여만원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후 기초의원 비례대표 자리를 받지 못하자 크게 반발하며 이 의원실 선거캠프를 상대로 금전 거래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해 7월 민주당 관계자가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9월께 수사가 시작, 울산청은 지난주 이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진술 확보 등 혐의 입증에 주력했으며, A씨가 이 의원실에 불법 정치자금을 줬다고 보고 이 의원이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두수·정혜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