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총선 10개월 앞두고 울산 조직 ‘균열’

2023-06-27     김두수 기자
야권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22대 총선을 10개월 앞두고 울산 지역위원장에 ‘균열’이 발생했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지도부가 총선 필승체제로 전환하고 당혁신위원회를 본격 가동, ‘험지’인 영남권에도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의 정치 1번지 황세영(사진) 중구 지역위원장의 전격 사퇴로 총선에 차질이 예상된다.

26일 당 지도부 등에 따르면 민선 7기 당시 울산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황 전 지역위원장은 “그간 시민들에게 지지받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고자 지난 1년 동안 하루하루 투혼을 불살라 왔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왔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저의 그 열정도 그리고 그 투지와 투혼도 당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밝히고 “저는 울산 중구지역위원장 직을 내려 놓겠다”고 선언했다.

황 지역위원장의 사퇴와 관련해 외형적으론 정치적 모양새를 취했지만, 구체적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날 사퇴의 변에서 “투지와 투혼도 당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언급한 대목은 그간 지역위원장으로서의 애로사항에서부터 당에 이반된 ‘민심’을 직간접 표현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12월 대선 직전인 11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황 지역위원장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울산시장과 기초단체장, 시구군 의원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싹쓸이’에 힘입어 시의회 의장까지 역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그는 이날 사퇴에서 “울산시의회 의장과 중구지역위원장이라는 과분한 사랑과 지지를 받아왔다”면서 “28살 청년 시절 뛰어든 87년 노동자대투쟁과 노동운동 그리고 생활정치 현장에서 제가 걸어온 짧고도 긴 여정의 발걸음을 65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멈추게 된다”고 밝혔다. 이날 지역위원장의 사퇴로 사실상 ‘현실 정치전선’에서 완전 은퇴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선 황 전 지역위원장의 전격 사퇴선언의 직간접 계기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사건 △거액 코인의혹으로 탈당한 김남국 사건 등 일련의 여론악화로 내년 총선에도 국민의힘 등 여권을 상대로 한 승부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야권의 한 관계자는 “총선은 가다오고 있는데, 민주당의 민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우려가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황세영 위원장의 사퇴를 계기로 여론이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지역위원장 공모를 통한 대체없이 직무 대행체제로 전환, 시당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총선 직전 총선에 출마할 후보공모 시점까지 지역위원장 직무 대행체제로 운영하다가, 총선후보가 결정되면 선거에 임하도록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중구에서 총선을 준비중인 오상택 전 문재인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울산지역 야권에서 ‘40대 기수론’으로 전방위로 표밭을 누벼온 오 전 행정관은 국가균형발전위 전문위원과 성균관대 초빙교수에 이어 울산대학교 초빙교수 경력으로 ‘오상택 TV’를 운영하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