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대형공사, 외지 건설업체가 다 가져간다

2023-06-27     경상일보

올해 울산지역 건설계약이 역대 최대인 10조원을 넘었으나 울산에 본사를 둔 건설업체의 계약은 불과 10분의 1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장 건설은 일반적으로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가져오지만 울산의 경우는 큰 도움이 안됐다는 말이다. 아무리 민간 건설공사라지만 울산지역에서 이뤄지는 대형 공사에서 울산지역 건설업체의 계약이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울산시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분기 울산지역 건설공사 계약액이 1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7000억원) 대비 296.3%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전체 계약액 9조3000억원보다도 많은 것이다. 앞서 2021년에는 5조5000억원의 계약이 체결됐다. 그런데 1분기 전체 계약금액 가운데 울산 건설업체에 돌아간 것은 7.5%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외지 업체들이 가져갔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울산 전체 건설공사의 42.2%를 울산지역 건설업체가 가져갔다. 올해 1분기 계약금액과 지난해 계약금액을 분석해보면 갈수록 지역 건설업체의 수주금액과 수주비율이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울산지역에서는 국내 최대의 공장건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SK가스의 울산GPS LNG·LPG 발전소가 지난해 3월 착공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스팀·가스 터빈 설치작업이 시작됐다. S-OIL은 9조3000억원 규모의 생산설비 건설을 계획 중이며,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장을 설립한다.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켐코와 LG화학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는 2600억원을 투자해 온산에 전구체 생산공장을 신설한다.

그럼에도 지역 건설업체가 가져가는 수익은 얼마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S-OIL 샤힌 프로젝트 등 수조원대의 건설공사들을 외지의 대형 건설업체가 수주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대형 업체들은 외지 하청업체까지 끌고와 공사를 싹쓸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지역에서 진행되는 건설공사는 점점 많아지는데 지역 건설업체의 수주비율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울산지역 경제에 큰 마이너스 요인이다. 울산시는 연초 지역 건설업체의 수주 지원을 약속한 바 있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울산시는 지역 건설업체의 기술적인 능력, 수주전략, 지원시스템 등을 심도 있게 파악하고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