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가의 정원이야기(39)]우리는 자연에 삽니다
순천에서는 10년 만에 두 번째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개장 전인 3월 독일 정원 리뉴얼 공사에 고정희 박사님이 직접 오셔서 식재 감독을 하실 때 식재 봉사차 방문을 했다. 뉴 저먼스타일(New German Style) 식재 방식인 숙근초 믹스로 설계가 되었다. 핵심은 돌이 많은 토양 표면 위에 리드미컬하게 반복적으로 식물을 심는 것이다. 왕마사로 멀칭을 미리 한 후에 식물을 심는 시도가 흥미롭기도 하고 시도해 보고 싶다고 느꼈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흔히 보는 풀밭으로 보일 법도 하다. 그만큼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뜻이다.
그 이후 6월 울산조경협회에서 단체 견학을 다녀왔다. 관심을 갖고 독일 정원을 둘러보았는데, 식물들이 수수하면서도 서로 자연에서 그러하듯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에서 앞으로 정원의 지향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삶 속의 정원’을 모토로 전 도시를 정원으로 변모시켜 그린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국제적인 참여와 탄소중립의 선도적인 모델을 육성하는 한편, 정원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생태와 정원을 기반으로 하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가 10년 전과 확연히 달라진 방향성은 ‘열림’이 아닌가 생각한다. 저류지의 새로운 이용 모델로 새롭게 조성한 ‘오천그린광장’은 미래지향적인 정원의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이를 동천과 연결한 ‘그린아일랜드’는 아스팔트 도로를 녹색으로 입힌 새로운 시도와 1km가 넘는 규모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맨발 산책이 가능해 정원이 도심의 일상으로 스며든 것이다.
보는 정원이 아닌 사는 정원이다. 순천의 도전은 처음도, 10년 후인 지금도 아름답다. 변화하는 시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도전과 정원도시로의 자리매김에 총력을 기울이는 순천의 행정력에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정홍가 (주)쌈지조경소장·울산조경협회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