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FA컵 탈락 아쉬움 털고 전열 정비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던 프로축구 K리그1 선두 울산 현대가 승부차기 끝에 제주 유나이티드에게 패하며 대한축구협회(FA)컵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단판 승부에서 승부차기 패배가 미련을 남게 하지만 빠르게 털고 일어나 리그의 승리로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울산은 지난 28일 펼쳐진 2023 하나원큐 FA컵 8강전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대1로 비긴 뒤 피 말리는 승부차기에서 5대6으로 무릎을 꿇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21년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세 시즌 연속 FA컵 우승과 인연을 쌓지 못했다. 홍 감독은 취임 이후 3시즌 연속 더블(정규리그+FA컵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특히 이번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가 추춘제로 바뀌면서 오는 8월부터 플레이오프를 시작해 내년 5월까지 이어지는 터라 사실상 한 시즌에 트레블(정규리그+FA컵+ACL) 달성이 힘들어졌다.
‘더블’이 사실상 한 시즌 최고 성적표가 된 상황에서 울산으로선 FA컵 탈락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홍 감독은 패배의 아쉬움을 빨리 접고 이번 주말 K리그1 20라운드 준비를 시작했다.
울산의 이번 시즌 K리그1 성적은 말 그대로 ‘독주’다.
19라운드까지 승점 47(15승 2무 2패·43골 21실·골득실 +22)을 쌓아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34)와 승점 격차를 13점으로 벌린 상태다.
울산은 지난해 19라운드 기준으로 승점 40(12승 4무 3패·28골 16실·골득실+12)을 기록했고, 2021년 19라운드 기준으로는 승점 37(10승 7무 2패)이었다. 매년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울산은 ‘더블 실패’의 아쉬움을 7월2일 오후 6시 광주전용구장에서 열리는 광주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라운드 원정에서 승리로 풀어내겠다는 각오다.
울산은 제주와 FA컵 8강전에서 뜻하지 않은 연장 승부로 주전급 선수들의 피로가 쌓인 게 약한 고리다.
90분 안에 승부를 결정짓는다는 의지로 마틴 아담, 루빅손, 설영우, 박용우, 정승현 등 주전급 선수들을 모두 선발로 내고, 이청용과 주민규를 비롯해 부상에서 회복한 ‘센터백’ 김영권까지 투입했지만, 승부차기에서 무너졌다.
반면 전북 현대와 8강전을 치른 광주는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이번 울산과 20라운드 홈경기에 대비했다.
사흘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 만큼 홍 감독은 120분을 소화한 수비와 중원 라인 선수들의 체력 회복이 숙제다.
울산은 이번 20라운드에서 승리하면 4연승과 함께 K리그1 12팀 가운데 가장 먼저 ‘승점 50 고지’에 선착한다.
지난해 승점 76으로 우승한 것과 비교하면, 울산은 이번 20라운드를 포함해 남은 19경기에서 승점 29를 더 쌓으면 리그 2연패에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9경기 가운데 절반 정도만 이기면 된다는 뜻이다.
19라운드까지 성적만 봐도 울산은 지난해보다 15골을 더 넣으며 경기당 2.26골의 무서운 화력을 자랑하는 만큼 부상이나 최근 불거진 인종 차별 논란과 같은 돌발 사태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우승 가도에 큰 변수는 없을 전망이다. 박재권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