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제조업 체감경기, 좋아질 기미 안보인다

2023-06-30     석현주 기자

지역 주력산업들이 수출·내수부진과 인력난에 시달리면서 울산 제조업 체감경기가 쉽게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29일 발표한 6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4로, 전월(73)대비 9p 하락했다.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 등을 중심으로 악화된 영향이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된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울산지역 제조업 BSI는 지난해 7월(100) 이후 23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아 지역 기업 경기가 쉽게 호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월 제조업 BSI를 세부항목별로 살펴보면, 원자재구입가격(92) 부담이 전월(104) 대비 크게 떨어졌다. 울산 제조업 원자재구입가격 지수는 2022년 5월 161까지 치솟았고, 이후에도 110 이상을 유지하는 등 원자재 가격에 대한 부담이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근들어 각종 산업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5월에 28p 떨어진데 이어, 이달에도 12p 하락했다.

이처럼 원자재구입비용에 대한 부담은 크게 완화됐지만, 제품가격(78·-13p)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제조업 채산성(74·-2p)은 더욱 악화됐다. 여기에다 자금사정(69·-1p)이 여의치 않고, 신규수주(81·-2p)나 매출(74·-11p)도 저조한 상황이다.

제조업체들은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인력난·인건비 상승(20.6%), 자금부족(16.5%), 불확실한 경제상황(14.7%) 등을 꼽았다. 전월보다 수출부진(1.8%p), 원자재 가격상승(1.4%p) 등의 비중이 커졌다.

7월 역시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 등을 중심으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업황전망BSI는 60으로 전월(73)대비 13p 하락했다.

한편 이날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가 발표한 ‘2023년 7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울산지역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는 75.3으로 전월 대비 3.8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월 연속 하락세다. 부산·울산 중소기업의 가장 큰 경영상 애로사항은 18개월 연속 인건비 상승(58.2%)이었고, 내수부진(50.3%), 원자재 가격상승(35.5%), 업체 간 과당경쟁(35.2%) 등이 뒤를 이었다.

허현도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회장은 “하반기 경기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수출과 내수판매의 동반 부진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 추세에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일수록 기업경영에 부담을 주는 각종 규제 철폐와 법 개정 등 다양한 대책 마련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안심하고 신나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