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에게
귀농·귀촌에 대한 생각해 본 중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도심 속 바쁜 일상에 쫓기며 살다보면 한 번쯤은 농촌에서의 삶을 꿈꿔보기도 한다. 단순히 자연환경이 좋아서일 수도 있고, 건강, 힐링, 안전한 먹거리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자신이 농촌 출신이라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라도 귀농·귀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도농복합 도시인 울산은 지리적, 경제적으로 타지역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기회도 많다. 이처럼 귀농 귀촌에 대해 어느 정도 호기심이 있거나 막연하게 궁금한 분들을 위해 몇 자 적어본다.
먼저 귀농과 귀촌은 용어의 개념에서 엄밀한 차이가 있다. 귀농은 농업을 주업으로 자신의 주거지를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기는 것을 말하고, 귀촌은 농업을 주업으로 하지 않고 자신을 주거지를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기는 것이다. 즉 귀농은 생활에 필요한 소득 대부분을 영농을 통해 충당하고, 귀촌은 농업 이외의 부분에서 충당하는 점에서 핵심적인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귀농·귀촌을 결심해 농촌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은 만족하고 있을까. 농림축산식품부가 2017~2021년 귀농·귀촌한 6000가구 대상으로 2022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귀농(농축산업에 종사)에 대한 만족도는 67.2%이고, 귀촌(농축산업에 종사하지 않으며 도시에서 농촌으로 주소지 이전)은 67.4%가 만족한다는 것을 볼 때, 10명 중 7명은 농촌 생활에 잘 적응한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러한 만족도가 무색하게 농촌인구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3’을 보면 2020년 976만명인 농촌인구는 2023년에는 943만명, 2040년 900만명, 2050년에는 845만명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체적인 인구 감소의 요인도 있지만 수도권, 도시과밀화로 일부 농촌 지역은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에 정부도 귀농·귀촌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농업이 밝아지는 귀농, 농촌이 젊어지는 귀촌’이라는 비전 아래 제2차 귀농귀촌종합계획(2022~2026년)을 발표하며 귀농소득, 귀촌생활만족도 향상에 심혈을 기울이며, 도시민 농촌유지 지원사업, 체류형 농업창업 지원센터, 귀농인의 집 조성, 귀농닥터 등 구체적 실행단계의 각종 정부 정책사업을 진행 중이다. 물론 울주군에서도 귀농귀촌센터를 운영하며, 관련 상담에서부터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통해 농촌에서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농협에서도 조합원 가입을 통한 혜택 제공은 물론 각종 농업 관련 저금리 대출을 운영하는 등 농업·농촌 활성화에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또한 최근에는 ‘귀농귀촌 영농내비게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귀농·귀촌을 막상 실행에 옮기려면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농지나 주택자금 마련 방안, 소득원과 작물 선택, 영농자재 구입, 조합원 가입 방법 등 많은 고민에 봉착하게 된다. 귀농·귀촌을 하고 싶은데 막막한 사람들을 위해 농협중앙회 창업농지원센터에서는 지역단위로 영농내비게이터를 선발·교육해 영농생활의 구체적인 길잡이가 되고자 한다.
준비 없는 귀농 귀촌은 추천하지 않는다. 오인된 정보로 시세 대비 고가 농지 구매부터 사전정보와 교육 없이 농업에 종사해 막대한 재정 손실을 초래하는 등 관련 실패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귀농 귀촌에 대한 확고한 뜻이 있다면 귀농귀촌센터나 영농내비게이터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기관을 소개받고 꼼꼼하게 정보 수집을 한 후 실행해야 한다.
귀농(歸農)과 귀촌(歸農)은 모두 돌아올 귀(歸)를 사용한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농촌에 있었던 적이 없는데 돌아가라는 말이 낯설다. 어쩌면 1차 산업이 주를 이루었던 시대의 사람들에게 적합한 용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자 누구나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존재이기에 많은 사람이 농촌에 대한 회귀 본능이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철저한 준비를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전원생활을 영위하길 바란다.
황성민 농협중앙회 울주군지부 농정지원단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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