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원희룡 국토부장관, “광역철도 개설·국도 신설 긍정 검토”
2023-07-04 이춘봉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당시 울산시는 제외됐는데.
“울산이 국가산단 후보지에서 제외됐다는 것은 오해다. 신규 국가산단 신청받은 곳은 기존 국가산단이 없는 지자체 위주였다. 많은 분들이 국가산단이니 국가가 예산을 많이 지원하는 줄 아는데 개발제한구역이나 토지·농지 관련 규제를 많이 풀어 줄 뿐이다. 국토부는 울산이 빠진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울산은 기존 산단이 조성돼 있고 기업들의 입주 의사와 지자체 역량이 충분하니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울산은 기존 산단 확대를 이미 검토하고 있고,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전국 최대 규모로 건의한 개발제한구역 해제 역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산단이 없는 지역에 산단이 하나 생기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래도 부족하면 시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면 된다. 지역 행정과 정치권에서 이미 많은 일들을 해냈는데 전국 낙후된 곳에 주는 신규 산단을 울산에 주지 않는다고 해서 일을 못했다고 하면 중앙 정부 입장에서도 난감하고 당혹스럽다.”
-시가 지속 요구하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 확대는.
“김두겸 시장이 취임 직후부터 줄곧 선도적으로 요청했고, 지자체장의 해제 권한이 100만㎡로 확대됐다. 여전히 국토부와 사전 협의해야 하는 부분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토부도 지역 실정과 맞지 않는 지나친 규제가 되고 있는 걸 잘 이해하고 있다. 국토부와의 사전 협의나 중앙심의위원회 통과 절차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도 대부분은 지방 심의로 끝난다. 국토부는 인접 지자체들간의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경계선 싸움 등 특이한 경우에만 개입을 한다는 내부 방침을 갖고 있으니 지나친 염려는 할 필요가 없다. 국무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계획을 낸다면 100만㎡를 넘어선 해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방법은 좀 다르지만 울산시가 원하는 것은 대부분 할 수 있는 길을 만들려 한다.”
-가덕도 신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울산 지원 계획은.
“가덕도 신공항과 연계된 교통망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기본 계획에서 연계 교통망도 검토하게 된다. 공항만 짓고 교통망을 조성하지 않으면 누가 이용하겠나. 울산은 가덕도 신공항을 이용할 주요 배후도시이니 적극 검토하겠다는 게 원칙적인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어느 도로, 어느 철도 노선, 기존 인프라 등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용역을 진행하고 지자체와도 의논하는 등 적극 대처할 것이다.”
-울산 도시철도 1호선 타당성 재조사 통과 가능성과 향후 지원 계획은.
“울산시가 도시철도 노선을 1호선부터 4호선까지 그리고 있는데, 울산의 대중교통이 너무 불편한 것은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타당성 재조사가 통과돼 빨리 사업해야 한다. 그 점에서 국토부는 감독자의 입장이 아니고 울산시와 이인삼각하는 동반자 입장이다. 타당성 재조사가 통과되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같이 머리 맞댈 것이다. 울산은 광역시 중 면적이 가장 넓은 지자체임에도 교통망이 흩어져 있어 미래를 내다보는 종합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 국토부는 반대 의견이 전혀 없고, 일리 있는 부분은 적극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타당성이 부족하면 있게끔 통과하기 좋은 안으로 만들자는 쪽이다.”
-부울경을 연계하는 두 광역철도 사업의 진행은.
“울산은 KTX울산역이 도심에서 30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도심에서 양산이나 진영을 갈 수 있도록 중간 도시를 연결해야 한다. 울산~양산~부산 광역철도는 예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고, 울산시와 국토부가 개발계획·수요 등 합리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동남권 순환 광역철도는 연말에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면 노선안을 확정해 울산시와 협력해 예비 타당성 조사 선정 대상으로 올릴 것이다. 어느 지역에서 어느 지역으로 가든 최대한 교통망을 연결해야 수도권에 맞먹는 정주 여건이 만들어진다. 도심융합특구와 연계해 제대로 된 도시와 교통망을 만들겠다.”
-울산 도심융합특구에 대한 지원 계획은.
“울산이 가장 늦게 지정됐더라도 후발 주자로서의 핸디캡은 없다. 빨리 간다고 빨리 되는 건 아니다. 앞서 지정된 지자체들도 문제가 산적해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많다. 울산은 산업도시로서의 장점이 있는 만큼 투자만 잘 확보하면 빨리 갈 수 있다. 울산은 늦게 출발해도 먼저 도착하고 가장 빛나는 도심융합특구가 될 수 있는 기대감이 있다. 국가 차원에서 잘 되는 모델이 나와야 지방을 더 고려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울산에 기대하고 있다. 기존 인프라가 탄탄하고 시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울산 도심융합특구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울산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울산시는 공업특구 지정으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산업이 집적되면서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 역할을 했다. 울산의 박동이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 혈액을 순환시켰다. 울산은 앞으로 저탄소, 디지털, 문화 융합 등과 연계된 미래 산업을 지향해야 한다. 지방을 떠나는 젊은이들이 미래 비전을 보고 모여들 수 있는 울산을 만들겠다는 울산시와 정부의 목표는 일치한다. 울산을 국토부 정책의 테스트베드이자 성공 특구로 만들겠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토부의 울산에 대한 관심은 각별한 만큼 대통령과 국토부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