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비혼·비건 등 소수자 중심 강연 논란

2023-07-04     오상민 기자
울산 동구 남목도서관이 퀴어, 비혼 등 소수자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강연을 진행키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동구는 소수자로 살며 겪었던 일화에 대한 이야기로, 특성 종용은 없는 행사라는 입장이다.

3일 동구에 따르면 독서와 연계한 인문학 강연인 ‘독서 아카데미’를 지난 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5회차로 매주 토요일 남목도서관 다목적실에서 운영하고 있다. ‘다들 어떻게 살고 있나요?’라는 주제로 청춘, 20대 청소 노동자의 삶 등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가진 각기 다른 작가들이 강연을 펼친다.

하지만 15일 퀴어와 관련된 책을 집필하고 활동 등을 하는 강사의 강연을 시작으로 22일 비혼주의, 30일에는 비건 강사의 강연이 계획돼 있다. 민감할 수 있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되는 만큼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며 동구에 강연 취소 등을 요청하고 나섰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 자칫 소수자를 옹호하고 특성을 종용하는 강연으로 비칠 수 있다는 등의 우려다. 또 최근 대구에서 열린 퀴어 축제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한 만큼 더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기에 참가를 원한다는 등 지지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해당 논란이 불거지자 동구는 최근 강연 취소 등을 검토했으나, 해당 강연이 강사가 소수자로 살아온 이야기일뿐이며, 특성에 대한 종용은 없다며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이미 결정된 행사를 취소하는 것도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동구는 강사들에게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말이나 표현 등은 자제하도록 요청하는 등 사전 주의 조치했고, 강사들 역시 이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구 관계자는 “이번 강연은 소수자들이 살아왔던 내용과 힘들었던 과정의 스토리텔링 중심일 뿐”이라고 전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