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신청 방해…음주 강요…몸매품평…공직사회 갑질·성희롱 여전
2023-07-04 신동섭 기자
#공무원 B씨는 점심시간이 부담스럽다. 부서장이 점심시간마다 메뉴를 자기가 정해서 먹고, 결제할 때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구내식당이 공사 중이라 매일 점심을 청사 외부에서 사 먹어야 하기에 점심값이 이제는 가계에 부담이 될 정도다.
MZ세대를 필두로 공무원 퇴사율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공직사회 내 갑질과 성희롱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 북구지부(이하 공무원노조)가 지난 5월10일부터 19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다수의 갑질 및 성희롱 사례가 접수됐다.
3일 북구청 내부 게시판인 ‘새올’에는 지난 5월 실시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북구지부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보고’(이하 설문조사) 게시글이 등록돼 있다.
게시글은 갑질 사례로 연가·병가·교육 신청 시 괴롭힘으로 인한 방해와 점심 식사 결제 미루기, 여직원에게 사무실 설거지 미루기, 회식 시 음주 강요 및 2·3차 강요 등이 접수됐고, 성희롱 사례로는 몸매 품평, 신체적 접촉 등이 접수됐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와 달리 북구청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직장 내 갑질 신고 건수는 2020년 2건, 2021년 1건 등 지난 3년간 3건에 불과해 피해자와 가해자의 즉각 분리 및 2차 가해 방지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무원노조는 지난달 21일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박천동 북구청장과 면담을 실시했고 갑질·성희롱 가해자 조사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방지를 요구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설문조사에 기명된 문제 인사들을 인사조처하고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에 대한 엄정 대응을 약속했다. 신동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