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일회용품 사용규제 7개월째인데 카페·시장·마트서 비닐봉투 사용 여전
2023-07-04 강민형 기자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인 3일 남구 신정동 한 카페. 커피를 시키자 직원이 “캐리어에 담아드릴까요?”라고 물었다. 담아달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직원은 작은 비닐봉투에 음료를 담아 건넸다.
신정시장 등 전통시장에서는 물건을 사니 자연스럽게 비닐봉투에 담아줬다.
인근 마트에서는 채소 칸 앞에 달려있는 투명 비닐봉투를 시민들이 채소가 아닌 식품·물건을 담는데 사용했다. 또다른 마트에서는 아이스크림 냉장고 앞에 아이스크림을 담아갈 수 있게 투명 비닐봉투를 비치해 뒀다.
한 가게 주인 A씨는 “손님들이 찾으면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제공할 수밖에 없다”며 “유상 비닐봉투에 대해 안내했다가 ‘다시 못오겠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일회용 비닐봉투뿐만 아니라 일회용품 사용도 여전하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중심으로 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는 줄어든 모양새지만 포장 음료에는 여전히 제공되는 곳도 많았다.
앞선 2일 울산문수야구장에서는 일회용품에 담긴 음식을 일회용 비닐봉투에 담은 입장객들이 줄지어 자리에 착석했다. 경기 중 맥주를 시키며 일회용기도 함께 달라고 주문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SNS에서도 일회용기에 맥주를 담아마시는 모습을 인증한 사진도 즐비하다.
지난 4월 환경부와 한국야구위원회 등이 ‘일회용품없는 야구장 조성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이후 2달여가 지났지만 현장에는 별도 계도·지도 인원이 없어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24일 시행된 일회용품 사용규제는 오는 11월23일 계도기간이 완료되더라도 현장 단속 등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게 일선 지자체의 설명이다.
이에 환경부는 “수많은 매장에 일괄적으로 단속·계도 나서기 어렵고 인력이 부족한 점이 한계로 작용하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각 지자체별로 매달 진행상황 보고를 받으며 제도 정착에 노력중이다”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